크래프톤, 실적발표서 AI 자신감…"게임에 소형언어모델 탑재"
사람 같은 AI 캐릭터 'CPC' 인조이·PUBG에 도입…"글로벌 최고 기업과 연구개발"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게임에 AI(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실제 사용할 수 있게끔 제대로 담아 출시하는 회사는 크래프톤[259960]이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배동근 크래프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일 3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크래프톤의 AI 기술력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크래프톤은 이날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천193억원·3천2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7%·71.4% 성장해 1∼3분기 누적 매출 2조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배 CFO는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AI 인력 확보와 원천 기술 연구개발(R&D)에 누적 1천억원 이상을 투자해왔다"며 "유수의 글로벌 학회에 딥러닝 원천기술에 대한 연구 논문을 등재하고, 게임에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실적발표 자리에는 크래프톤의 AI R&D를 이끄는 이강욱 딥러닝본부장이 배 CFO와 함께 배석했다.
이 본부장은 "작년 초부터 AI 도입 이니셔티브를 진행해, 전사적으로 AI 도입률 95%를 달성했다"며 "크래프톤 인텔리전스 시스템, 줄여서 '크리스'(KRIS)라는 AI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사내에 분산된 여러 문서·이미지·비디오 등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제공하는 대화형 시스템을 도입했고, 이를 통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또 개발 중인 게임 '인조이'에 '3D 프린터' 기술을 도입해 2D 이미지를 입력하면 뒷면까지 AI가 예측해 자동으로 생성한 3D 모델을 만들거나, 텍스트를 입력해 의상이나 사물의 패턴을 만드는 '2D 디퓨전' 등의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인간과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인공지능 캐릭터인 CPC(Co-Playable Character)라는 개념도 제시했다.
이 본부장은 "CPC는 이용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협력 게임을 할 수도 있고, 플레이어가 CPC의 조언을 받거나 CPC의 플레이를 지도할 수도 있다"며 "CPC 구현을 위해 지금까지 축적한 원천 기술을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CPC 개발을 위해 서버를 통하지 않고 게임 클라이언트(실행 프로그램)에 탑재할 수 있는 게임용 소형언어모델(SLM)을 개발 중이라고도 밝혔다.
이 본부장은 "기존의 대형언어모델(LLM)과는 차별화된, 게임에 특화된 소형 모델로 CPC가 게임 환경을 깊이 이해하고, 더욱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할 수 있게끔 한다"며 "향후 인조이와 배틀그라운드(PUBG) 프랜차이즈에 CPC를 적용해 인간과 CPC가 함께하는 새로운 차원의 게임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LM이 아닌 SLM을 택한 이유를 묻는 말에는 "LLM을 서버나 클라우드를 통해 구동할 경우 지속적인 비용이 발생하지만, SLM을 통해 이용자의 클라이언트 단에서 AI 작업을 수행하면 이를 절감할 수 있고 서버 장애와 무관하게 빠른 응답 시간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최고 수준의 AI 기업과 함께 SLM을 연구·개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배 CFO는 이날 질의응답에 앞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이 자신의 육성이 아닌, 자체 개발한 텍스트-음성 변환(TTS) 프로그램으로 합성한 것이라고 실적발표 말미에 '깜짝 공개'했다.
배 CFO는 "정확히 3년 전쯤 소위 P2E(Play to Earn·돈 버는 게임)라는 바람이 불었을 때 크래프톤이 어떤 판단과 결정을 했는지는 기억하시리라 본다"며 "시장의 과도한 기대감(hype)에 기대 본질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론 단기 실적이 훌륭하지만, 여기에 급급해 장기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고 더 큰 계단식 성장을 보여주겠다"고 덧붙였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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