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부정선거 주장' 태세전환…트럼프측 침묵·"해리스 승복하지마"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귀결된 올해 미국 대선 직후 온라인에서 '선거 결과가 조작됐다'는 음모론이 또 모습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전날 개표가 진행되면서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선거 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확산했다고 보도했다.
허위 정보 추적 사이트 뉴스가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결과에 승복하면 안된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번져나갔다.
개표일 오후 3시까지 SNS에서 '카말라, 승복하지 마'(#DoNotConcedeKamala)라는 해시태그는 38만6천406건이나 언급됐다.
'외국 세력이 선거에 개입했다'라거나, '투표용지가 대량으로 폐기됐다'는 등 4년 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장하던 내용이 이번엔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자들에 의해 반복됐다.
뉴스가드의 공동 창립자인 스티븐 브릴은 "선거 결과를 부정하는 주장이 대세를 형성하지는 못했지만, X의 좌파 계정을 중심으로 확산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계속됐던 선거 부정론은 순식간에 잠잠해졌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핵심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에서 일부 선거 절차를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냈고, 선거 당일에도 필라델피아에서 선거 사기가 발생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투표소와 개표 현장에서 선거 부정을 막겠다면서 단체로 감시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가 유력한 걸로 나타나자 이들은 일순 태도를 바꿨다.
2020년 대선에서 대규모 부정 선거가 발생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패배했다는 주장을 퍼뜨려 온 클레타 미첼 변호사는 이날 X에 "이번 선거의 무결성을 위해 힘을 쓴 수천 명의 활동가들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자신들의 감시 활동이 부정 선거를 차단했다는 취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중에서도 여전히 선거 부정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지난 수년간 미국 전역을 돌면서 부정선거 주장을 펼쳤던 전직 육군 정보장교 세스 케셀은 "전체적으로 트럼프가 승리한 것은 올바른 결과이지만, 각 주의 투표 결과까지 바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승리한 일부 주의 선거 결과는 조작된 것이라는 취지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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