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잠비크 대선 불복 폭력사태…남아공, 국경 차단
국방장관 "폭력 확산시 군대 동원" 경고…비상사태 선포 소문도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아프리카 남부 모잠비크에서 지난달 9일 대선 이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이에 불복하는 폭력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남아공 현지 매체 뉴스24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바우 슈므 모잠비크 국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정부 전복을 목표로 한 폭력 시위를 막기 위해 군대를 파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슈므 장관의 이날 경고는 지난 대선에서 2위로 패한 베난시우 몬들라느 무소속 후보가 7일을 '모잠비크 자유의 날'로 선언하고 수도 마푸토에서 항의 시위를 하자고 촉구한 뒤 나왔다.
폭력사태가 심각해지면서 필리프 뉴시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후임 다니엘 샤푸 당선인의 취임을 미루고 집권을 연장할 수 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인접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국경관리청(BMA)은 이날 동부 모잠비크 접경의 레봄보 국경검문소를 차단한다고 밝혔다.
레봄보 국경검문소는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에서 서북쪽으로 약 110㎞, 남아공 행정수도 프리토리아에서 동쪽으로 약 440㎞ 떨어진 곳으로, 모잠비크산 크롬 광물의 주요 운송 경로다.
마이클 마시아파토 남아공 국경관리청장은 "모잠비크 쪽에서 차량이 불에 탔다는 보고가 있었다"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일시 폐쇄한다"고 설명했다.
모잠비크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24일 집권당 프렐리모(모잠비크해방전선)의 샤푸 후보가 대선에서 70.6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20.32%로 낙선한 몬들라느 후보는 이에 승복하지 않고 자신이 승리했다고 주장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정 선거 항의 시위와 파업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19일 자신의 변호사 등 야권 인사 2명이 괴한의 총기 난사로 살해당한 것도 정치적 암살이라고 주장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선관위의 당선인 발표 직후 벌어진 이틀간의 시위와 진압 과정에서 경찰의 발포로 최소 11명이 숨지고 50명 넘게 다쳤으며 지난 주말에도 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했다.
독립 이후 친공·좌익 성향의 프렐리모와 반공·우익 성향의 최대 야당 레나모 간 갈등으로 1977년부터 내전을 겪은 모잠비크는 1992년 내전 종식 이후에도 여야 갈등으로 정세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천연가스 등 자원이 풍부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국가로 평가되지만 지난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약 603달러에 불과할 정도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가운데 하나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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