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보복에 공중발사 탄도미사일 동원한 이스라엘…"이례적"

입력 2024-11-05 11:35
이란 보복에 공중발사 탄도미사일 동원한 이스라엘…"이례적"

전문가 "순항 미사일보다 막기 힘들고 발사 전에 포착 어려워"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이란내 군사시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보복 폭격을 계기로 공중발사탄도미사일(ALBM)이라는 비교적 생소한 무기체계가 재조명 받고 있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ALBM을 실전 배치해 운용 중인 국가는 이스라엘과 러시아, 중국 등 3개국 뿐이다.

ALBM은 통상 지하 격납고(사일로)나 이동형 발사대에서 쏘는 무기인 탄도미사일을 비행기에 실은 무기체계다.

제트엔진으로 비행하는 순항 미사일보다 빠르고 사정거리가 길지만 인공위성 등을 통한 감시에 취약하다는 탄도미사일의 약점을 해결한 무기로 평가된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대다수는 지금까지 굳이 ALBM을 도입하지 않고 순항미사일과 활공폭탄 등 기존 무기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이스라엘이 ALBM의 효용을 입증하면서 그런 분위기가 바뀔 조짐이 보인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저스틴 브롱크 연구원은 이란내 군사시설은 '매우 다양한' 대공체계로 보호되는데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ALBM이 공중발사순항미사일(ALCM)에 비해 갖는 가장 큰 강점은 (대공) 방어망을 뚫는 속도"라면서 "단점인 정확도도 상당부분 개선된 듯 보인다'고 말했다.

ALBM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 러시아군이 쏜 극초음속 공대지 미사일 '킨잘'이 미국제 패트리어트 대공 미사일에 격추된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무적'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기존의 지상발사 탄도 미사일보다는 훨씬 방어가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전투기나 폭격기 등을 발사 플랫폼으로 삼는 만큼 발사 지점을 자유롭게 택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예루살렘 전략안보연구소(JISS) 소속 전문가 우지 루빈은 "공중에서 쏠 수 있기에 (ALBM은) 어느 방향에서도 발사가 가능하고, 이는 이를 방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미국도 최근 극초음속 ALBM 'AGM-183A'(ARRW) 시험발사에 성공했고, 함대공 미사일인 SM-6를 공중발사 대함미사일로 개조하는 실험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냉전기부터 관련 연구를 이어왔다.

하지만 미국 정치권은 다른 장거리 발사 수단이 많다는 이유로 ALBM 도입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아왔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방산업계 중역은 유도 무기를 지닌 국가 대다수가 이미 ALBM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이건 특별할 것이 없는 기술과 구성요소들을 매우 흥미로운 새 무기로 탈바꿈시킴으로써 합리적 가격으로 더 많은 (군사적) 역량과 선택지를 손에 넣는 기발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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