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D-2] 트럼프 "날 맞추려 연단앞 기자들에 총쏴도 신경 안써"(종합)
펜실베이니아 등 3개 경합주 돌며 '해리스심판론'…"투표 안하면 멍청한짓"
유세에서 '선거사기' 또 거론…"4년전에 백악관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을 이틀 앞둔 3일(현지시간)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을 찾아 조 바이든-카멀라 해리스 정부의 경제, 이민, 대외정책 등이 실패했다고 거칠게 비판하면서 '해리스 심판론'을 역설했다.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해온 그는 이 과정에서 이번 선거의 사기 가능성도 재차 거론하면서 첫 임기가 끝났을 때 "백악관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함께 공화당 우세 지역인 아이오와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앞서는 한 여론조사가 왜곡됐다며 "부패한 미국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리티즈와 노스캐롤라이나 킨스턴에서 각각 야외 유세를 했다.
그는 리티즈에서 "이번 선거는 현재와 같은 무능과 실패의 4년을 더 보낼 것인지 아니면 미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년을 시작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라면서 "카멀라는 아메리칸드림을 망쳤으며 우리는 빠르게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여러분이 투표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멍청한(stupid) 것"이라면서 "카멀라 해리스는 4년간 미국 노동자에게 경제적 지옥만 만들었다"면서 인플레이션 등의 경제 성과를 비판했다.
그는 지난 1일 발표된 10월 고용 통계에서 미국 신규 일자리가 약 4년 만에 최저 증가치를 기록한 것과 관련, "현대 역사상 가장 최악의 일자리 통계"라면서 "이것은 경기침체(depression)"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 대응에 대해서 비판했으며 자신이 재임 중 "내가 백악관을 떠난 날 우리는 최고의 국경을 갖고 있었다"면서 "솔직히 말해 나는 (백악관에서) 나오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패배했으나 선거 사기 등을 주장했으며 그는 당시 보좌관에게 "선거에 이겼는데 어떻게 나갈 수 있느냐"면서 백악관에 계속 있겠다는 취지로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방비 지출 목표 등과 관련해서 자신이 재임 중 '돈을 안 내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당신 국가를 러시아로부터 보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막대한 돈을 받았다고 재차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우세 지역인 아이오와주에서 자신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3%포인트 지는 것으로 나타난 한 여론조사와 관련해 다른 여론조사 기관이 틀렸다고 말했다면서 "그들은 공화당원보다 민주당원을 더 많이 조사했다"면서 "왜 그들은 민주당에 크게 편향된 여론조사를 발표했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부패한 미국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선 투표와 관련해서도 "그들은 이 망할 것(this damn thing)을 훔치기 위해 정말 열심히 싸우고 있다"면서 "여러분의 주를 보라. 그들은 (투표) 시간 연장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우리는 투표를 하루만 종이 투표용지를 사용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표용지가 워터마크 등으로 정교하다면서 "이것은 해킹될 수 있는 투표 기계보다 더 정교하다"고 주장했다. 또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유권자 신원 확인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 서명됐다면서 "그들은 사기를 치고 싶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해 "부패한 기계·정당", "악마적인 정당" 등으로 부르면서 "선거는 (대선 당일인) 화요일 오후 9시~11시면 결론이 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주류 언론에 대해 '가짜 뉴스'라고 비판해오고 있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방탄유리 패널을 가리키면서 "누군가가 나를 (총으로) 맞추려면 (연단 앞쪽에서 취재하는) 가짜뉴스(기자)를 거쳐 가도록 총을 쏴야 하는데, 나는 크게 신경 안 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유세에서 누군가 기자들에게 총을 쏴도 신경쓰지 않겠다고 말했다"라는 제목으로 보도하면서 "트럼프의 최근 발언은 그와 그의 지지자들이 근래 며칠간 써왔던 폭력적인 언사를 더욱 격화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투표를 호소했다.
그는 나아가 허리케인 헐린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이 지역 유권자를 향해 연방 재난관리청(FEMA)이 불법 이주민에게 예산을 사용해서 재난 지원을 위한 재원이 남아있지 않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재차 하면서 "카멀라의 허리케인 대응은 수치이자 (주민에 대한) 배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폭풍 피해 지역에 대해 "이 사람들은 집도 없지만, 사전 투표에서 기록을 세웠다"면서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 사전 투표에서 우리는 기록을 세웠다"라면서 "우리가 그들(민주당)보다 더 많이 사전 투표를 했다는 놀라운 통계도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선일인) 화요일에 조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른바 '쓰레기 발언'과 관련, "카멀라의 선거운동은 증오와 악마화에 기반해 운영되고 있다"면서 "(자신을 지지하는) 미국 국민 절반은 이제 쓰레기가 됐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와 노스캐롤라이나(16명)에 이어 조지아(16명)에서 유세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3곳은 7개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많은 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우 이 세 지역에서 승리하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
그러나 펜실베이니아는 해리스 부통령과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른바 선벨트(sun belt·북위 37도 이남의 일조량이 많은 지대)에 있는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오차범위 내이기는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막판에 근소하게 지지세를 강화한 여론조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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