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군사자산 이미 '중태'…대이스라엘 재보복 가능할지 의문
방공망·미사일시설 손상 심각…"다시 공격받으면 지도부·핵시설 못지켜"
이스라엘은 유리한 고지…보복 할까말까 이란 지도부 격론일 듯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지난달 말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이란의 방공망 등 군사자산이 심각한 타격을 입어 이란의 대이스라엘 재보복 결심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의 당국자들은 지난달 26일에 단행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수도 테헤란의 방공망이 파괴되고 미사일 생산시설도 심각하게 손상됐다고 전했다.
이란은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사망 등에 대한 보복을 명분으로 지난달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했고, 이에 이스라엘은 지난달 26일 전투기와 드론을 동원해 이란 수도 테헤란 외곽 등 곳곳의 군기지, 미사일 관련 시설을 공습했다.
위성사진 분석 결과, 이스라엘은 테헤란 외곽에 있는 대규모 군사기지인 파르친과 이란혁명수비대가 운영하는 샤흐루드 탄도미사일 및 우주센터의 고체연료 미사일 생산시설을 공격했다.
샤흐루드 시설은 고체 연료 우주 발사체 생산기지이지만, 혁명수비대가 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시설로 지목돼 왔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에서 이란의 최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고체연료 혼합 시설들을 집중 타격했다.
또 러시아산 S-300 미사일 방공포대와 방공 본부와 레이더, 안테나, 일부 미사일 발사대도 파괴하는 데 성공했다.
서방 당국자들은 이란에는 여전히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할 수 있는 상당한 양의 미사일이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방공망이 무너진 상황에서 이란이 수일 내에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 위협을 실행에 옮길 경우 이란이 감내할 위험은 급격히 커진다고 진단했다.
이란이 재보복을 천명했고 사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전에 이스라엘을 공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재공격에 맞서 국가 지도부와 에너지 시설, 핵 시설 등을 제대로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공격 결행이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S-300 방공망 수리 또는 교체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더라도 몇 달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중동전문가 노먼 룰은 "이란의 작전 논쟁은 이란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는 이스라엘이 보복할 때 이란이 어떻게 자신을 방어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혀질 것"이라며 "이는 쉬운 논의가 될 것 같지 않고, 이란 지도부에서 날카로운 논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랭크 매켄지 전 미 중부사령관도 "이란이 수년래 이스라엘의 또 다른 공격에 가장 취약한 상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보·위험관리 컨설팅업체 르벡의 정보 책임자 마이클 호로비츠도 S-300 방공포대가 손상됐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향후 공격에서 이란 핵시설을 더 쉽게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란 방공망이 작동하지 않으면 이스라엘의 공중 급유기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고, 이스라엘 전투기는 더 많은 폭발물을 싣고 와 공중에서 더 오랫동안 공격을 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 입장에서 고체연료 미사일 생산력 저하도 대이스라엘 재보복 결행을 머뭇거리게 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다.
고체 연료 미사일은 액체 연료 미사일보다 훨씬 오래 보관할 수 있고 더 안정적이라고 여겨진다. 이란이 지난달 1일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단행한 것과 같은 대규모 공격에 훨씬 적합하다.
미국은 관련 시설이 타격을 입으면서 이란의 고체연료 미사일 생산이 1년 이상 지연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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