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러 파병' 北에 중국 압박 바라지만…"시진핑, 관망할 듯"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 주미 중국대사 만나 영향력 행사 촉구"
전문가 "중, 러시아·서방 사이서 전략적 침묵 유지" 관측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이 러시아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한 북한을 자제시키는 데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하기를 바라지만, 중국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31일(현지시간) AP 통신은 미 국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국무부의 커트 캠벨 부장관,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동아태 차관보, 제임스 오브라이언 유럽·유라시아 차관보가 지난 29일 워싱턴에서 셰펑 주미 중국대사를 만났다고 보도했다.
이 당국자는 당시 회동에서 미국 측은 현 상황과 관련한 우려를 강조하며 북러 협력을 제한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미국 CNN 방송도 미 행정부가 북한의 파병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정세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를 중국에 전달했다고 29일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측이 "이번 주 활발한 대화를 나눴다"며 북한의 행위를 억제하기 위해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기대를 미국이 갖고 있다는 점을 중국 측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對)러시아 관계나 서방 국가들과 얽힌 경제적 이해관계 등을 고려하면 중국은 앞으로도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동아시아 전문가였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번 주 워싱턴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패널 토론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서방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자기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못 본 척 할 수도 있다"고 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 관계를 구축해온 시 주석이 푸틴의 실패를 바라지 않는다고 짚었다. 동시에 자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을 언짢게 할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 주석은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아무런 공개 발언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 자리에 또 다른 패널로 참석한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중국의 경우 약간의 짜증과 당황스러움이 교차하는 마음일 것이라며 "현 상황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마음도 약간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중국 랴오닝대 미국동아시아연구소장 루차오는 미국은 중국이 북한을 관리할 것이라고 기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은 고위급 대화를 잇따라 열며 긴밀히 소통하는 모습을 보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리후이 중국 정부 유라시아 사무 특별대표와 회담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유라시아 안보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리 대표와 만나 유라시아의 새로운 안보 구조와 우크라이나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중국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과 만나 우크라이나 관련 의견을 교환했다.
hrseo@yna.co.kr
'북한군 철수' 위해 김정은 압박을…미 요구에 중국 움직일까/ 연합뉴스 (Yonha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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