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역사학자 "이스라엘, 홀로코스트서 뭘 배웠나"
佛르몽드 인터뷰서 가자지구 공습에 "집단 학살" 맹비난
"팔레스타인인을 인간으로 봤다면 이런 일 할 수 없을 것"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이스라엘의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전공 역사학자가 자국의 가자지구 공습을 '집단 학살'로 규정하면서 "홀로코스트에서 무얼 배웠느냐"고 정부를 비판했다.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의 아모스 골드버그 교수는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와 인터뷰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작년 10월7일 공격에 대해 '범죄적 수준'으로 과잉 대응했다고 주장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수년간 이스라엘의 점령과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맞서 싸워왔고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걸 알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잔인한 수준에 도달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1948년 처음 채택한 조약 중 하나가 바로 제노사이드(집단 학살) 협약"이라며 "이에 따르면 제노사이드는 특정 국가·민족·종교·인종 집단 또는 그 일부를 고의로 말살하는 행위로, 모든 구성원의 죽음이 아니라 집단의 파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스라엘인을 비롯한 많은 이는 모든 집단 학살이 홀로코스트와 같은 형태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일은 그 땅이 완전히 파괴됐기 때문에 집단 학살이 맞다"고 말했다.
또 "이스라엘이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고 있고 주택과 기반 시설, 거의 모든 병원과 대학이 파괴됐으며 대규모 강제 이주, 조직적 기아가 존재한다"며 "이런 모든 상황이 집단 학살의 전형적인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을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을 개탄했다.
그는 "팔레스타인인을 비인간화하지 않고는 현재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집단 학살을 정당화할 수 없다"며 "그들을 인간으로 봤다면 우리는 그들에게 이런 짓을 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현재 이스라엘 사회 내에서 가자지구 전쟁을 집단 학살로 규정하고 이에 관한 공개 논쟁을 하는 건 아직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집단 학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분들을 위해 덧붙이고 싶은 말은, 심각한 전쟁 범죄와 반인도적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점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는 충분히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골드버그 교수는 "지금 당장 전쟁이 끝나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두 국가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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