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경선, 대만 진먼 인근 제한수역 진입…"공동관할 의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군이 지난 14일 '대만 포위 훈련'을 벌인 데 이어 중국 해경선도 대만 진먼다오 인근 제한수역에 진입했다고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이 29일 보도했다.
진먼다오는 대만 본섬과는 200㎞ 떨어진 반면 중국 푸젠성 샤먼과의 거리는 4㎞에 불과한데도 대만이 실효 지배하는 섬으로 중국으로서는 눈엣가시 격이다.
대만 해순서(해경)는 전날 오후 2시께 중국 해경선 4척이 진먼다오의 대만 제한 수역에 접근했으며 1시간 뒤인 오후 3시께 이들 해경선이 진먼다오 지역의 푸싱위, 디산, 신후, 랴오뤄 등 해상에서 대만 수역으로 항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관할 해순서 소속 함정 4척을 긴급 파견해 중국 해경선에 각각 일대일 대응에 나섰다.
대만 해순서는 소속 함정이 중국어와 영어로 경고방송 등을 통해 대만 측의 엄정한 법 집행 입장을 설명한 후 감시 통제에 나섰고, 이에 따라 중국 해경선은 같은 날 오후 5시께 해당 수역을 떠났다고 밝혔다.
해순서는 "중국 해경의 이런 행동은 양안(중국과 대만) 민중의 간격을 더욱 심화하고 양안의 대등한 교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자제를 촉구했다.
해순서는 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지난 25일 진먼다오의 '구닝터우 전투 승리 75주년' 행사에서 밝힌 "타이·펑·진·마(臺澎金馬·대만 본섬과 펑후, 진먼, 마쭈) 영토의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정신을 굳게 지켜 물러서지 않는다는 원칙을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대만 측 해역의 안보를 수호하고 국가의 주권을 수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중국은 지난 2월 춘제(설) 연휴 기간 어선 전복 사고로 자국 어민이 사망한 후 같은 달 18일 진먼 해역을 '상시 순찰'하겠다고 발표한 뒤 해경선을 동원해 진먼다오 부근에서 대만 민간 선박에 대한 정선·검문·검색을 강행해왔다.
이는 대만이 정한 금지·제한 수역은 물론 관할권 주장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대만 국가정책기금회의 제중 연구원은 "중국 해경 선박이 진먼 제한수역에 진입한 것은 (그동안 중국이) 댜오위타이(釣魚臺) 열도 주변에서 해온 행위와 같다"고 분석했다.
제 연구원은 또 중국은 대만의 금지·제한 수역을 허물고 공동 관할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결국 배타적 관할과 법 집행이라는 최종 목표를 밀어붙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군 군용기 6대와 군함 9척을 각각 포착했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4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북부 및 서남 공역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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