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재선 가능성에 트럼프와 관계개선 시도…트럼프는 즐겨
구글·아마존·애플·메타 최근 트럼프와 대화…공개지지엔 '신중'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주요 기술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에 대비해 그와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고 CNN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팟캐스터 조 로건과의 인터뷰에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자신에게 전화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맥도날드 방문에 대해 놀라움을 표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경쟁자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과거 맥도날드 아르바이트 경험을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며 지난 20일 펜실베이니아의 맥도날드에서 잠깐 감자튀김을 만들고 드라이브스루에서 주문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피차이 CEO가 통화에서 "이 맥도날드 건은 우리가 구글에서 경험한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접촉했는데 한 소식통은 아마존이 통화를 요청했으며 "일반적인, 안부 전하는 성격"의 대화였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의 경우 그가 소유한 워싱턴포스트(WP)가 이번 대선에서 36년만에 처음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과 관련해 신문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 못하도록 개입했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5일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 오리진'의 경영진과도 대화했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암살 시도가 이뤄진 이후 두 차례 통화했다.
당시 저커버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에 대응한 방식을 존경하며 얼른 회복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CNN은 미국 대선이 초접전인 상황에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거대 기술 기업 CEO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대비해 그와 다시 관계를 쌓으려고 한다고 주목했다.
애플, 구글, 아마존 CEO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직접 뛰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보다는 표면적으로는 당파 정치에 덜 관여하고 있지만 그들의 행동은 주식시장과 미국 경제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CNN은 의미를 부여했다.
트럼프 측은 CEO들의 이런 움직임을 두고 재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을 받아 들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와 가까운 한 소식통은 CNN에 "일부 기업들이 현실에 눈을 뜨면서 '이럴 수가. 트럼프가 다시 당선될 수 있다. 난 트럼프와 그의 행정부가 우리를 겨냥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반응하는 것 같다"며 "그들은 트럼프가 하는 말을 듣고 있으며 그 내용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와 선거운동 관련 행사에서 CEO들과 대화 내용을 자랑하고, 과거와 달리 이들 기업을 칭송하는 등 상황을 즐기고 있다고 CNN은 관측했다.
그는 한때 자신의 2020년 대선 패배 책임을 돌린 메타의 저커버그에 대해 최근 한 팟캐스트에서 "훨씬 나아졌다"면서 "난 그가 선거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실제로 믿으며 그건 좋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구글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한 이야기만 보여준다고 비판했으나 지난 2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그들은 트럼프를 향해 더 기울어졌다. 그들은 트럼프를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내가 이길 것임을) 이해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18일 인터뷰에서 팀 쿡 애플 CEO와 애플의 유럽 과징금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는데 그는 "제대로 된 대통령을 갖게 되면 이들 기업 모두 자유로워질 것"이라며 자신이 당선되면 애플의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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