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3위 완성차 수장 만남…미래모빌리티·수소협력 마중물되나

입력 2024-10-27 13:45
세계 1·3위 완성차 수장 만남…미래모빌리티·수소협력 마중물되나

정의선·아키오,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서 첫 회동

'기술 시험대' 모터스포츠서 협력 논의…수소모빌리티 개발 맞손 전망

"미래모빌리티 판도 바꿀 수도"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글로벌 1, 3위이자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완성차그룹의 수장들이 한 자리에 모여 미래 모빌리티와 관련해 손을 맞잡았다.

현대자동차그룹과 도요타그룹이 27일 모터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함께 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Hyundai N x TOYOTA GAZOO Racing) 페스티벌'에서다.

정의선 회장과 도요다 아키오 회장이 자동차 기술력의 테스트베드(시험대)인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에서 가진 첫 만남이 자동차산업의 격변기에 두 그룹 간 동맹으로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두 그룹 모두 미래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는 수소 분야에서 미래모빌리티 판도를 바꿀 협력안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서 첫 공개 만남…협력으로 이어지나

이날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현대 N x 토요타 가주 레이싱 페스티벌'에서는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현대 N과 토요타 가주 레이싱(GR)이 참가해 양 브랜드의 경주차와 고성능 모델들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행사는 글로벌 1, 3위 완성차그룹이자 한국과 일본의 대표기업인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그룹의 수장이 만남을 가졌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정 회장과 아키오 회장이 공개적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회장이 모터스포츠 페스티벌에서 회동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모터스포츠는 자동차 기술력의 시험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동차의 성능과 안전, 효율을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아키오 회장이 '모리조'(MORIZO)라는 이름의 드라이버로 활동 중이지만 모터스포츠를 계기로 이뤄진 두 회장의 만남은 궁극적으로 양측의 협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 전망이다.

이번 만남이 현대차와 미국 제네럴모터스(GM)간 포괄적 협력 합의 이후 이뤄진 것도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을 싣는다.

앞서 현대차와 GM은 지난달 승용차와 상용차를 공동 개발·생산하고, 수소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개발에 협력하는 내용을 담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판매량 기준 글로벌 3, 6위의 완성차업체 간 협력은 발표 당시만 해도 업계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전동화 등 자동차 산업 전환기를 맞아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등에 모두 투자해야 하는 완성차업체들이 생존을 위한 전략적 제휴라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었다.

도요타가 독일 BMW와 지난 9월 연료전지차(FCV) 분야를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1, 3위 완성차 업계 간 협력이 이뤄질 경우 이는 현대차와 GM을 능가하는 큰 영향을 자동차 업계에 미칠 것"이라며 "전동화 전환 등 자동차산업 격변기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만남"이라고 짚었다.



◇ 수소 모빌리티 협력도 논의…"미래모빌리티 판도 바꿀 수도"

두 수장의 만남이 수소 모빌티티 협력으로 이어질지도 큰 관심사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수소차 분야의 1, 2위 기업으로, 넥쏘, 미라이 등 수소차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두 기업은 모두 수소차를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 분야로 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소차와 수소연료전지 개발에 11조1천억원을 투입할 계획이고, 도요타도 하이브리드카에 이어 수소차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밀고 있다.

만약 이번 회동에서 수소 모빌리티 협력안이 나올 경우 연구개발 비용 절감 등을 통한 수소차 상용화와 수소차 인프라 구축에 중요한 진전을 가져올 수 있다.

기술적 한계와 충전 등 부족한 인프라, 높은 가격은 수소모빌리티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지난 6월 합의한 '수소공급망 개발 워킹그룹'도 둘의 협력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로 지목된다.

만약 두 그룹이 수소 모빌리티에 이어 청정수소 생산 및 유통에서까지 손을 맞잡게 된다면 수소모빌티티의 궁극적 목표인 수소 사회 실현도 큰 발걸음을 뗄 수 있다.

현대차는 앞서 그룹의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인 'HTWO'를 공개하고,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길 'HTWO 그리드 설루션'을 선보인 바 있다.

두 완성차업체의 만남이 전기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 분야에서 부상하고 있는 중국 견제를 염두에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기차에서 두드러지는 중국의 굴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결국 현대차그룹과 도요타그룹을 함께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수소차 생태계 구축에 협력한다면 이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두 업체가 가진 영향력을 고려하면 미래모빌리티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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