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체포영장' ICC 검사장 성비위 의혹 휘말려
1년 넘게 출장 등 동행하며 성추행 혐의…"이스라엘 공작 가능성"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체포영장을 청구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검사장이 성비위 의혹에 휘말렸다.
AP 통신은 25일(현지시간) ICC의 카림 칸 검사장이 1년 넘게 동료 여성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칸 검사장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측근들은 이번 사태의 이면에 이스라엘 정보 기관의 공작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통신에 따르면 해당 의혹은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두 명의 동료에게 상담하며 외부에 공개됐고, 이들은 절차에 따라 ICC 내부의 독립적 감시기구에 문제를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감시기구는 피해 여성과 면담을 진행했으며, 닷새 후 당사자가 공식 문제제기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조사는 일단 종료했다. 칸 검사장은 조사받지 않았다.
AP는 피해 여성의 측근을 인용, 피해자가 고발을 망설인 이유는 ICC 내부 기관을 믿기 어렵기 때문이며 현재 그녀는 외부 독립 기관의 조사를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내부 조사에 따르면 칸 검사장은 ICC 내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던 피해자를 발탁해 자신의 부서로 전보했으며, 그 과정에서 연봉 인상도 함께 이뤄졌다.
이후 그들은 런던에서 개인적 저녁 식사를 함께했고, 칸 검사장이 자신의 결혼 생활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이어 출장을 비롯해 고위 인사들과 만남 등에 동행했다고 한다.
칸 검사장은 이 중 한 출장에서 피해 여성에게 자신의 침대에 머물 것을 요청하며 성적 접촉을 시도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피해 여성의 호텔방에 새벽 3시에 찾아가 10분 동안 문을 두드린 것으로도 지목됐다.
그가 사무실 문을 잠근 채 피해 여성의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당시 피해 사실을 처음 접한 동료들은 칸 검사장이 평소 젠더 문제에 있어 모범적 태도로 일관했다는 점에서 당황했고 악명높은 이스라엘 정보 기관의 공작 가능성에도 무게를 실었지만 규정에 따라 보고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ICC 내부 감시 기관은 잘못된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결론 내리지 못했지만 칸 검사장에게 메모를 보내 피해를 주장하는 당사자와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했다고 한다.
해당 의혹은 수개월 동안 수면 아래로만 떠돌다가 익명의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을 통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결혼해 2명의 아이를 두고 있는 54세의 칸 검사장은 의혹이 공론화된 이후 성명을 통해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어떤 조사에도 성실히 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칸 검사장은 해당 의혹이 제기된 뒤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이스라엘 고위 인사들에 대해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며 "ICC의 공무 집행을 방해하거나 부적절하게 영향을 미치려는 어떤 행위도 즉각 중단돼야 한다"면서 사법 방해가 의심되는 행위자에 대한 조사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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