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불 끄러 갔지만 중동 여전히 긴장…곳곳서 포성 고조(종합)
이스라엘군, 레바논 남부 항구도시·親헤즈볼라 방송국 공습
시리아 수도·군사기지 공격도…"위력 알게 될 것" 對이란 보복의지 재확인
블링컨, 텔아비브 공습 경보에 대피…사우디·카타르서 휴전 '불씨' 안간힘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서혜림 기자 =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가자지구 전쟁 종식을 위해 중동 지역 순방에 나섰지만 이스라엘과 친(親)이란 무장세력의 충돌은 계속됐다.
특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이어 이란과 공조하는 시리아까지 때리며 이른바 '저항의 축'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37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 차량의 운전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북부 공습 사망자를 포함한 가자지구 전역의 일일 사망자가 42명이라고 밝혔다.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이어졌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남부 항구도시 티레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아 적어도 16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와 관련, 티레에 있는 헤즈볼라 지휘 본부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같은 날 친헤즈볼라 방송사 알마야딘도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알마야딘은 이날 저녁 "이스라엘 점령군이 베이루트에 있는 알마야딘 사무실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이 공격으로 1명이 숨지고 어린이 1명을 포함한 5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어 24일 새벽에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와 서부도시 홈스 인근의 군사기지가 이스라엘군의 공격을 받으면서 군인 1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고 시리아 국방부는 전했다.
이스라엘은 자국 영토에 대규모 공습을 가한 이란에 대한 보복 의지도 재확인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3일 하체림 공군 기지를 방문해 "이스라엘을 해치려는 적은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자국군이 이란을 공격하게 되면 전 세계가 이스라엘군의 위력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도 공습의 표적이 됐다.
23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전체에 공습경보가 울리면서 당시 이곳에 머물던 블링컨 장관도 방공호로 대피했다고 미국 NBC 방송이 전했다.
블링컨 장관이 숙박한 호텔 상공에선 이스라엘의 방공망에 걸린 미사일이 폭발한 연기가 관측됐다. 해당 미사일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발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블링컨 장관은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 21일부터 중동 지역을 순방 중이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11번째 중동 순방이다.
그는 이스라엘에 이어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동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빈 살만 왕세자는 가자전쟁 종전과 향후 재건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또한 현재 레바논과 수단에서 발생한 상황과 '지역 내 국가 간의 더 큰 통합'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이 국무부의 발표다.
NYT는 '지역 내 국가 간의 더 큰 통합'이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외교관계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공을 들인 핵심 외교정책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관계 정상화 대가로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 출범과 함께 미국에 방위 공약과 민간 분야 원자력 개발을 위한 우라늄 농축을 허용 등의 요구 조건을 내건 상태다.
블링컨 장관은 24일에는 가자지구 휴전 협상의 주요 중재국인 카타르로 향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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