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두달 연장…인하 폭은 휘발유 5%p·경유 7%p 축소(종합)
내달부터 L당 휘발유 42원·경유 41원↑…정부, 매점매석 금지 고시
(세종=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두 달 연장하되 인하 폭을 일부 환원하기로 했다.
휘발유 유류세 인하 폭이 당초 20%에서 15%로, 경유는 30%에서 23%로 각각 축소된다.
기획재정부는 이런 내용의 교통·에너지 환경세법 시행령 및 개별소비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23일 밝혔다.
현재 유류세는 탄력세율을 조정해 휘발유는 리터(L)당 164원(20%) 인하된 656원을 부과하고 있다. 경유는 L당 174원(30%) 내린 407원이다.
정부는 물가 안정을 이유로 2022년 7월부터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을 37%까지 확대했다가 지난해부터 휘발유는 25%로 축소한 뒤 일몰 기한을 연장해왔다.
지난 7월부터는 휘발유와 경유의 인하 폭을 각각 20%, 30%로 축소하고 이를 이달 말까지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다음 달부터 휘발유는 L당 698원, 경유는 448원 부과돼 각각 전달보다 42원, 41원 오른다.
액화석유가스(LPG) 부탄도 인하 폭이 30%에서 23%로 축소돼 L당 14원 오른 156원이 부과된다.
이번 인하 조치는 연말까지 유지된다. 인하 조치가 2021년 11월부터 3년 넘게 이어지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유가 및 물가 동향, 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하면서 유류비 부담이 많이 증가하지 않도록 이처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물가는 안정된 모습을 보이면서 유류세 인하 폭을 줄이는 명분이 됐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6% 올라 상승률이 2021년 3월(1.9%) 이후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왔다.
석유류는 7.6% 내려 올해 2월(-1.5%) 이후 7개월 만에 하락했다. 휘발유는 8.0%, 경유는 12.0% 각각 내렸다.
다만 국제 유가는 중동 분쟁 확산 등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이다.
유류세 인하 폭을 축소함으로써 세수 결손 규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세수 재추계에서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가 11조2천억원 걷혀 본예산(15조3천억원)보다 4조1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유류세 인하 폭이 현행대로 유지될 것을 전제한 수치다.
정부는 유류세 일부 환원에 따른 매점매석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이날 관련 고시를 시행한다.
석유정제업자 등에 대해 이달 한시적으로 유류 반출량이 제한된다. 휘발유·경유는 작년 동기 대비 115%, LPG 부탄은 120%로 제한된다.
정당한 사유 없이 판매하지 않거나, 특정 업체에 과다 반출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산업통상자원부·석유관리원·소비자원 및 각 시도는 매점매석 행위 등에 대한 신고를 내년 1월까지 접수한다.
산업부·국세청·관세청 등은 협업해 매점매석 행위를 철저히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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