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북부 주민들, 이스라엘 포위 속 '말로못할 공포'"

입력 2024-10-20 15:41
수정 2024-10-20 15:43
유엔 "가자북부 주민들, 이스라엘 포위 속 '말로못할 공포'"

필수물자 바닥나고 환자 밀려드는 병원까지도 폭격받아

포격에 중환자 사망…WHO 총장 "병원운영 필수" 휴전 촉구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조이스 음수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국장 대행은 1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에서 현지인들이 "말로 할 수 없는 공포"를 겪고 있다면서 "이 잔학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음수야 사무국장 대행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군의 포위 속에 말로 할 수 없는 공포를 계속해서 겪고 있는 북부 가자에서 온 끔찍한 소식"이라고 적은 뒤 "자발리야에서는 사람들이 잔해 밑에 갇혀 있고 구급대원들은 이들에게 닿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수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강제로 살던 곳에서 떠나고 있다. 필수 물자는 바닥나고 있다. 환자가 밀려들고 있는 병원들은 공격받고 있다. 이 잔학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자 민방위대는 이날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으로 북부에서 지난 2주 동안 400명 이상이 살해됐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통제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군이 포위하는 동안 북부 지역에 있는 인도네시아 병원에서 두 명의 환자가 숨졌다고 밝혔다.



가자 보건부 당국자들은 이날 새벽부터 이스라엘군이 병원 시설을 둘러싸고 포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자국군이 이 지역에서 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인도네시아 병원의 발전기가 공격을 받아 전기가 끊겼고, 이로 인해 위중한 상태였던 환자 두 명이 숨졌다면서 의료 시설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WHO는 20일에 카말 아드완 병원에 연료와 의료물자, 혈액과 식량을 전달하고 위중한 환자들을 가자 최대 의료기관인 알시파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한 임무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카말 아드완, 알-아우다 병원이 계속 운영되는 것이 필수적"이라면서 도움이 필요한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안전하고 지속적인 접근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즉각 휴전하라고 촉구했다.

팔레스타인 영토에 대한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인 무하나드 하디는 지난 2주일간 이스라엘군은 인도네시아, 알-아우다 병원에 대한 대피 압박 수위를 높였지만, 환자들은 갈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카말 아드완 병원은 북부 가자에 있는 370명이 넘는 병원 환자 가운데 3분의 2를 치료하고 있으며 그 대부분은 외상 환자라면서 그러나 침대, 의약품, 물자, 연료가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18일부터 유엔은 잔해에 갇힌 수십명의 부상자를 구조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가자 북부에 접근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이 같은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매 순간이 중요하며 이 같은 지연은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0명을 납치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섬멸하고 인질을 귀환시키기 위해 가자지구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면서 지상전을 벌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자지구에서 4만2천500명 이상이 살해됐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밝히고 있으며, 유엔도 이 같은 사망자 규모를 믿을만한 것으로 보고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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