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선관위, '탁신 전 총리 여당 조종 논란' 조사 착수
반대파 "프아타이당에 불법적 영향력 행사"…정당 해산 청원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선거관리위원회가 집권당인 프아타이당에 대한 탁신 전 총리의 영향력 행사 논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19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선관위는 외부인인 탁신 전 총리가 프아타이당과 연립정부에 불법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조종한다고 의심할만한 근거가 있다며 공식 조사를 시작하기로 했다.
조사 기한은 30일이며, 필요시 연장할 수 있다. 위반 사항을 확인하면 선관위는 헌법재판소에 정당 해산 등을 위한 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프아타이당은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한다고 알려진 정당이다. 탁신 전 총리 막내딸인 패통탄 친나왓 총리가 당 대표다.
앞서 친군부 진영 루앙끄라이 리낏와타나 전 상원의원 등은 당원이 아닌 탁신 전 총리가 당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이 정당법 위반이라며, 프아타이당 해산을 헌재에 요청해달라고 선관위에 청원했다.
이들은 탁신 전 총리가 현 연립정부 구성에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며 세타 타위신 전 총리 해임 후 그가 자택에서 연정 지도자들과 차기 총리 후보를 논의한 것 등을 문제 삼았다.
또한 탁신 전 총리가 각종 인터뷰와 지난 8월 '태국을 위한 비전' 행사 연설에서 언급한 내용이 현 정부 정책으로 실현됐다는 점도 지적했다.
태국 정당법은 정당이 외부인 통제나 영향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정당 해산 사유가 될 수 있다. 패통탄 총리 등 당 지도부 정치 활동이 금지될 수도 있다.
통신 재벌 출신으로 지난 2001년 총리가 된 탁신은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됐고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프아타이당은 지난해 5월 총선에서 전진당(MFP)에 밀려 제2당이 됐지만, 친군부 정당과 연대해 정권을 잡았다.
탁신 전 총리는 측근인 세타가 총리로 선출된 지난해 8월 22일 귀국했다. 귀국 직후 8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병원에서 수감생활을 하다가 6개월 만에 가석방됐다.
지난 8월 세타 총리가 헌법재판소 판결로 해임된 후 패통탄이 총리직에 오르면서 탁신 전 총리가 배후에서 정권을 조종하고 관리한다는 논란이 더욱 거세졌다.
반대 세력과 비평가들은 탁신 전 총리가 패통탄 총리 체제에서 '상왕' 역할을 하면서 정부를 지배하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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