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축' 수뇌부 속속 무덤행…이스라엘 소탕전 1년새 '빈사'

입력 2024-10-18 11:58
수정 2024-10-18 15:56
'저항의 축' 수뇌부 속속 무덤행…이스라엘 소탕전 1년새 '빈사'

하마스·헤즈볼라 최고위 인사 줄줄이 피살…지도부 와해 상태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이 잇따라 이스라엘에 살해되면서 이란 중심의 반미국·반이스라엘 무장 동맹 '저항의 축' 수뇌부가 사실상 와해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가자지구 남부에서 사살했다고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받고 '하마스 궤멸'을 목표로 가자지구 전쟁을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신와르를 '제거'했다.



신와르는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설계하고 주도해 가자지구 전쟁을 촉발한 인물로 이스라엘의 '1순위 표적'으로 꼽혀왔다.

이스라엘은 가자 전쟁 발발 이후 하마스는 물론 하마스에 동조해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온 헤즈볼라 수뇌부 인사들을 차례차례 살해했다.

지난 1월 레바논 베이루트 교외 공습으로 하마스 정치국 부국장으로 하마스 내 서열 3위이던 살레흐 아루리를, 3월에는 가자지구 중부를 공습해 하마스 군사조직 부사령관인 마르완 이사를 각각 살해했다.

이어 7월에는 하마스 군사조직 지도자 무함마드 데이프가 역시 가자지구 칸유니스 인근 알마와시를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대대적 공습으로 사망했다. 데이프는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의 사령관으로 작년 10월7일 이스라엘 기습공격을 주도한 인물 중 하나다.



신와르 이전에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는 지난 7월31일 이란 대통령 취임식을 위해 수도 테헤란에 방문했다가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여겨지는 공격에 살해됐다.

카타르 수도 도하에 머물며 휴전협상에 참여하는 등 하마스의 '얼굴'이었던 하니예는 이란 혁명수비대가 귀빈용으로 운영하던 테헤란 북부의 숙소에서 일어난 폭발로 사망했다. 이란에서 가장 안전한 곳으로 여겨지는 장소에서 표적 암살을 당한 것이다.

헤즈볼라 핵심 인사들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7월 말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오른팔이자 작전계획 고문인 푸아드 슈크르가 사망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를 겨냥한 대규모 표적 공습으로 헤즈볼라를 이끌어온 최고지도자인 하산 나스랄라가 숨졌다.

당시 공습으로 나스랄라를 정점으로 하는 헤즈볼라 핵심사들이 다수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이 공습으로 헤즈볼라 지휘관급 최소 20명도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나스랄라의 사촌이자 헤즈볼라 집행위원장인 하심 사피에딘이 헤즈볼라의 차기 수장으로 거론됐으나 그도 지난 3일 이스라엘군의 추가 공습 이후 연락이 두절됐고, 8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그의 사망을 직접 발표했다.

'저항의 축' 지도부의 잇단 사망 속에도 신와르는 이스라엘의 집중 추적을 따돌리는 듯했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줄곧 행방이 묘연했던 그는 하니예 뒤를 이어 하마스 수장에 오른 이후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았고, 특히 나스랄라 사망 이후 모든 움직임을 멈추고 해외 지도부와의 연락도 중단하는 등 극도로 경계했다.

이달 초에는 카타르에 있는 협상단과 연락을 재개하며 사망설을 불식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가자지구 남부를 순찰 중이던 이스라엘 훈련부대의 눈에 띈 신와르가 교전 끝에 사망하면서 '저항의 축' 지도부는 빈사상태가 됐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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