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클라우드 생태계 민간 주도로"…빅테크 진출 길 넓어질 듯
"망 분리 완화 등 여건 변화 고려해 클라우드 보안인증제 개선"
AI·클라우드 투자에 세액공제 확대…내달 판교에 'AI안전연구소'개소
(서울=연합뉴스) 조성미 기자 = 정부가 클라우드 산업 생태계를 민간 주도로 활성화하고 국내 기업 경쟁력 확보에 전념했던 정책 기조를 '전략적 글로벌 파트너십' 접근으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클라우드 보안인증제(CSAP)를 국내·외 클라우드 업계 간 경쟁·협력 기반으로 개선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는데,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구글 등 빅테크 클라우드 업체의 국내 공공·금융 부문 진출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제17차 정보통신전략위원회에서 국가정보원의 망 분리 완화 등 보안 정책 개편에 따른 여건 변화를 고려해 클라우드 보안인증제(CSAP)를 개선하고 금융 분야의 망 분리 규제를 완화한다고 발표했다.
클라우드 보안인증제(CSAP)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의 정보보호 기준 준수 여부를 평가, 인증하는 제도로 상·중·하 3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이 가운데 개인정보를 포함하지 않고 공개된 공공 데이터를 운영하는 시스템에 대한 '하' 등급은 국내에 데이터센터가 없어 물리적 망(영역) 분리를 할 수 없는 빅테크 클라우드도 인증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아마존웹서비스(AWS)·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이 현재 인증 심사를 받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미국·영국·중국 등은 클라우드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해 민간 클라우드 우선 이용 원칙에 따라 전면 도입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 전반의 클라우드 도입·전환은 여전히 더딘 상황이며 클라우드 총지출에서 공공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7%로 아시아태평양 11개국 중 11위로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송상훈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CSAP의 상·중·하 등급에 있어서 글로벌 기업의 진출에 대해 정부가 명시적으로 가부를 이야기한 적이 없다"며 "이전부터 망 분리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고 정부의 (보안) 기준을 만족시킨다고 하면 글로벌 기업도 들어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고 보안 환경을 요구하는 '상' 등급에 대한 빅테크 진출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또 빅테크 클라우드가 클라우드 보안인증제 '중' 등급을 획득해 국내 공공·금융 부문 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국내 클라우드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정부는 공공의 민간 클라우드 우선 이용 원칙을 제시하고 AI·클라우드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 공기업 등의 기관 평가에 클라우드 도입 실적 등을 반영하며 정보 시스템의 신규·재구축에는 기획 단계부터 민간 클라우드 및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이용을 우선 검토한다.
과기정통부는 민간 주도 클라우드 생태계를 조성하면 공공의 디지털 서비스 계약 규모가 올해 5천억원에서 2027년 1조원 규모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2022년 5조원대에서 2027년 10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가 경제효과까지 합하면 2027년까지 40조원 이상이라는 게 정부 추산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판교 글로벌 R&D 센터에 인공지능(AI) 안전을 평가·연구하고, 주요국의 AI 안전 연구소와 협력을 담당할 'AI 안전 연구소'의 문을 열 계획이다.
연구소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소속된 신규 조직으로 AI 기술이 경제·사회·일자리 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연구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AI 안전 연구소를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산하에 둔 이유에 대해 "미국도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가 AI 안전 연구를 맡고 있고 영국은 과학기술혁신부 산하로, 국제적인 안전연구소 간 공조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다음 달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국제 AI 안전 연구소 네트워크' 행사 참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역할을 시작할 예정이다.
cs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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