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젤렌스키 '북한군 파병' 주장에 "부차 희생자나 밝혀라"
"일본에 미국 핵무기 배치되면 지역 안정 붕괴"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북한군 파병' 주장에 대해 "특별군사작전에 누가 어떻게 관여하는지는 그와 전혀 관련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특별군사작전 참가자 구성은 국방부가 확인해줄 일"이라며 북한 파병설에 대한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의회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뿐 아니라 인력도 공급하는 사실을 자국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3일부터 연일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언론들도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군이 미사일 공격에 사망했고,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으로 구성된 대대를 편성하고 있다거나 북한이 이미 러시아에 1만명의 병력을 보냈다는 등의 파병설을 지속해서 보도하고 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그들(우크라이나 정권)은 언급해야 할 것을 언급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예를 들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러시아군이 민간인을 학살했다는 주장의 근거를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부차 학살 주장이 허위 정보라며 부인하고 있다.
그는 "우리도, 유엔 사무총장도, 언론인들도 우크라이나 정권으로부터 러시아 침략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의 명단을 받은 적이 없다"며 "아무도 그들이 누구인지, 이름과 생일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최근 북한이 한반도 주변 정세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일본의 비난에 대해서는 "도둑의 모자가 불타오르는 것"('도둑이 제 발 저린다'는 의미의 러시아 표현)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창설과 함께 미국 핵무기를 자국 영토에 배치할 것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 "핵무기가 일본에 배치되면 이미 고통받고 있는 지역의 안정이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또 러시아,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무기를 보유한 5개국이 지난 10일 미국 뉴욕에서 전문가 수준의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 외무부의 비확산·군축 담당 대표들이 이 회의에 참석했다면서 "러시아는 국제 안보 현안에 대한 러시아의 기본 입장과 중요한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이 플랫폼을 계속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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