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럼프 진영에 1천억원…초접전 대선 흔드나
경합주서 트럼프 선거 운동…정치색 드러내 역풍도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억만장자 일론 머스크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해 자신의 현금 곳간을 활짝 열었다.
머스크가 지난 7~9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운동을 돕는 슈퍼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 '아메리카PAC'에 약 7천500만달러(약 1천21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연방선거관리위원회 자료에 나타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의 선거 운동에 초점을 맞춘 아메리카PAC은 이중 약 7천200만달러(약 980억원)를 지출했다.
이 슈퍼팩은 머스크가 만든 것으로, 그가 이 기간 유일한 기부자였다. 머스크는 이 같은 기부로 공화당의 대표적 '큰손'이 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놓고 머스크가 설립한 슈퍼팩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상대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간 초박빙 선거에서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평가했다.
과거 대선 때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선 공화당으로 돌아서 지난 7월 공개적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이달 초 로이터 통신은 머스크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기 훨씬 전에 수년간 비밀리에 보수 정치단체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이달 초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7월 피격당한 장소인 펜실베이니아주 서부 버틀러에서 개최한 대규모 유세에 참석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3주가량 남은 대선 승부를 결정지을 7개 경합주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격전지로 꼽힌다.
머스크는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펜실베이니아 전역에서 "일련의 (유권자들과의) 대화" 행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아메리카PAC 웹사이트에 들어가 서명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머스크의 이런 적극적인 정치 활동은 그의 사업에 역풍을 불러오고 있다고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머스크는 최근 허리케인 '헐린'과 '밀턴'이 미 남동부를 연이어 강타했을 때 자신의 플랫폼 엑스를 통해 연방정부의 대응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렸다는 비판을 받았다.
폴리티코는 사업가 머스크와 정치인 머스크를 분리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워졌다고 짚었다.
캘리포니아 해안위원회는 지난 10일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우주군 기지에서 더 자주 로켓을 발사하려는 계획을 거부했다.
이 위원회의 그레천 뉴섬 위원은 "머스크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정치적 거짓을 내뱉고 트윗하고 FEMA(연방재난관리청)를 공격하면서 허리케인 피해자들에게 스타링크 인터넷에 무료로 접속할 수 있게 돕고 싶다고 주장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주말 이뤄진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선 스타십(Starship) 시험 비행은 최근 몇 달간 발사 면허 요건을 놓고 미 연방항공청(FAA)과 머스크가 충돌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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