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생산' 中태양광업계, 저가경쟁 방지 합의…"적자생존 강화"

입력 2024-10-16 10:25
'과잉생산' 中태양광업계, 저가경쟁 방지 합의…"적자생존 강화"

중국 주요 업체 16곳 의견 모아…정부·업종협회 나서도 가격 하락 못 막아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 태양광 핵심 업체 16곳이 출혈 가격 경쟁 방지를 위한 자율 합의를 했다고 업종 단체가 밝혔다.

16일 중국 증권시보에 따르면 중국태양광산업협회(CPIA)는 지난 14일 상하이에서 '내권식(內卷式·과열된 경쟁 속에 후퇴·정체하는 현상) 악성 경쟁 방지'를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가오징태양에너지(Gokin)와 징아오과학기술(JA), 룽지녹색에너지(Longi) 등 중국 내 주요 태양광업체 16곳이 참석했다.

CPIA는 "각 기업과 대표가 업계 자율성 강화와 내권식 악성 경쟁 방지, 시장 적자생존 메커니즘 강화, 낙후한 저효율 생산능력 퇴출 채널 활성화 등에 관해 충분하게 소통하고 합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이 최근 전기차·배터리와 함께 '3대 신(新)성장동력'으로 분류, 전략 산업화한 태양광 분야는 중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과 공급망을 사실상 장악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진영에선 중국 기업들이 국가적 지원 속에 저가 제품을 과잉 생산해 시장 질서를 해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한국무역협회의 지난 8월 보고서를 보면 올해 중국의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1천405GW(기가와트)지만, 중국과 세계 태양광 패널 설치량(소화량)은 각각 255GW, 511GW에 불과했다.

이런 과잉 생산은 중국 기업들의 경영 상황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국내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다.

증권시보는 "작년부터 태양광 원재료 단계에서 실리콘 공급-수요 불균형이 나타나 가격이 급락했고, 산업망 전반의 가격이 집단적으로 약세를 보이게 됐다"며 "현재는 실리콘과 웨이퍼, 배터리, 조립 부품 등 4대 분야 가격이 모두 원가 아래로 떨어져 전체 산업망이 압박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CPIA는 올해 5월과 8월 자국 기업들을 모아 개최한 포럼에서 과도한 가격 경쟁을 방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7월에는 중앙정부 공업정보화부가 나서 중복 투자 지양 등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태양광 제품 가격은 계속해서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달 18일 중국 화뎬그룹의 태양광 입찰에서는 최저 가격이 와트(W)당 0.6221위안(약 119원)이었는데 이달 12일 화룬전력 입찰에선 태양광업체들이 낸 가격이 와트당 0.5308위안(약 102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xi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