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K웹툰 '꿈틀'…'지금 우리 학교는' 4개국어로 출간된다
주동근 작가, 벨기에 한국문화원 행사서 공개…"한국 어플서 직접 보기도"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한국 태생' 콘텐츠인 웹툰이 해외 시장에서 꿈틀대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OTT(동영상 스트리밍)를 통해 해외에서 인기몰이하고, 외국어로 된 웹툰 단행본이 나오는 등 외연 확장을 시도하고 있는 덕이다.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의 주동근 작가는 15일(현지시간) 주벨기에 한국문화원 주최로 열린 '아티스트 토크'에서 "최근에 출판 계약을 몇 건 맺었다"며 "프랑스어·이탈리아어·스페인어·독일어판까지 계약하게 돼 곧 다른 언어로도 즐기실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주 작가의 대표작 '지금 우리 학교는'은 효산고라는 가상 학교에 '좀비 바이러스'가 퍼지며 벌어지는 학생들의 생존을 건 싸움에 대한 이야기다.
처음 연재가 시작된 건 2008년이지만, 이후 14년 만인 2022년 넷플릭스 시리즈로 제작되며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이 작품은 올해 국내에서 뮤지컬 판권 계약도 성사됐다.
여기에 현지 언어 단행본까지 출간되면 유럽 시장에서 다시 한번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 작가는 연합뉴스에 "웹툰이 영상 콘텐츠화가 되면 원작을 찾아보시는 경우가 많아 시너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넷플릭스 시리즈가 방영된 이후 제 개인 SNS 계정을 통해 해외에서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이 정말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네이버웹툰의 프랑스어 서비스 개시 등을 언급하며 "해외에서는 이제 (한국 웹툰 진출을) 시도하는 단계인 만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화원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120여명이 몰리며 한국 웹툰에 대해 높아진 관심을 실감케 했다.
벨기에는 '스머프', '틴틴'(Tintin)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고전 만화'의 발상지다. 그런 벨기에에서도 최근 프랑스어 등으로 번역된 한국 작품뿐 아니라 유럽 작가들이 연재하는 '웹툰 팩토리'라는 현지 플랫폼이 등장하는 등 디지털 시대 만화 장르의 하나로 확산하는 추세라고 문화원 관계자는 전했다.
실제로 행사에서 만난 시민 중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를 통해 한국 웹툰에 관심을 갖게 됐다거나, 네이버웹툰을 이미 이용한다는 이도 여럿 있었다.
조아넬리아 라프소드(23) 씨는 자신의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앱을 보여주면서 "나의 경우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어 웹툰을 먼저 본 뒤 이를 토대로 제작된 OTT 시리즈물을 찾아본다"고 말했다.
나링가 휴슈판테드(27) 씨는 "어렸을 때 만화책을 즐겨 읽었는데, 웹툰이라는 형식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볼 수 있으니 훨씬 더 접근하기가 쉽다"며 "한국의 좋은 웹툰이 영어나 프랑스어로도 나왔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다만 주 작가는 한국의 웹툰이 장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숙제'도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우리는 일본의 '나루토', '원피스'처럼 오랜 기간 사랑받는 'IP(지식재산권) 캐릭터'가 탄생하는 수준까지는 못 갔다"며 "과거에도 '아기공룡 둘리'가 국내적으로 한정된 인기를 끄는 데 그쳤듯, 우리 웹툰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으려면 지속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와 이를 알리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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