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인도재벌 암바니와의 위성인터넷 경쟁서 초반 승기 잡아

입력 2024-10-16 03:07
머스크, 인도재벌 암바니와의 위성인터넷 경쟁서 초반 승기 잡아

주파수대역 할당방식 둘러싼 논쟁서 인도 정부가 머스크 손 들어줘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인도의 위성인터넷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인도 재벌 무케시 암바니 측의 로비를 물리치고 초반 승기를 잡았다고 로이터 통신과 미국의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 등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현지시간으로 15일 위성 광대역 주파수를 업체 간 경쟁 입찰 방식이 아닌 행정적인 방식으로 할당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위성인터넷 서비스가 인도의 수익성 높은 통신 시장에 진입하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그동안 암바니가 이끄는 통신회사 '릴라이언스 지오'(이하 지오)는 정부가 경쟁 입찰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로비를 벌여왔다.

지오는 인도에서 지상파 네트워크 주파수 확보 시 경쟁 입찰이 이뤄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위성 서비스에도 비슷한 절차를 적용해 공정한 경쟁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오를 비롯해 바르티 에어텔 등 인도의 기존 통신업체들은 정부가 위성 주파수를 할당하는 방식을 채택한다면 새로 진입하는 외국 위성 사업자에게 더 유리한 기회를 준다고 지적했다.



이들과 경쟁하는 머스크는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서 지오가 인도 정부에 이런 입장을 전달했다는 뉴스 게시물에 답글을 달아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머스크는 경쟁 입찰 방식이 "전례가 없는 일이 될 것"이라며 "이 주파수는 오랫동안 ITU(국제전기통신연합)에 의해 위성용 공유 주파수로 지정돼 있었다"고 썼다.

이후 인도 정부는 몇 시간 만에 머스크의 이런 언급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 통신부의 조티라디티아 신디아 장관은 뉴델리에서 열린 행사에서 "위성 통신용 주파수는 공유 주파수이므로 경매될 수 없다"며 "위성 주파수의 행정적 할당은 전 세계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정부가 머스크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인도의 위성인터넷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인도 인구는 14억명으로, 현재 인터넷 사용자는 9억5천만명 수준이고 전체 인구의 3분의 1 이상인 4억9천만명이 여전히 인터넷을 쓰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 인프라가 없는 지방의 오지에도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는 위성 서비스 시장은 2030년까지 매년 36%씩 성장하며 19억달러(약 2조6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머스크는 지난해 6월 미국을 방문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동한 뒤 인도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인도에 스타링크를 도입하기를 고대하고 있다"며 "인터넷에 접근할 수 없거나 인터넷이 매우 비싸고 느린 외딴 시골 마을 같은 곳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5월에는 인도와 가까운 인도네시아의 스타링크 서비스 개통식에도 직접 참석해 이 사업에 대한 열의를 드러냈다.



min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