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마다가스카르서 휘파람 소리 내는 신종 청개구리 7종 발견

입력 2024-10-16 05:00
[사이테크+] 마다가스카르서 휘파람 소리 내는 신종 청개구리 7종 발견

獨 연구팀 "청개구리 학명에 커크 등 스타트렉 함장 7명 이름 붙여"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마다가스카르에서 공상과학 시리즈 '스타트렉'(Star Trek)에 나오는 효과음과 비슷한 고음의 휘파람 소리는 내는 청개구리 7종이 발견됐다. 이들 개구리에는 커크(Kirk) 함장 등 스타트렉 등장인물 7명의 이름을 딴 학명이 붙였다.



독일 브라운슈바이크공대 미겔 벤스 교수팀은 16일 과학 저널 척추동물 동물학(Vertebrate Zoology)에서 마다카스카르 열대우림에서 다른 개구리와 소통할 때 새처럼 휘파람 소리를 내는 부피스(Boophis) 속(genus) 청개구리 7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벤스 교수는 "이들 개구리 소리를 듣고 비슷한 음향 효과가 자주 나오는 '스타트렉'을 떠올렸다"며 "이들 청개구리의 학명에 커크(Kirk), 피카드(Picard), 시스코(Sisko), 제인웨이(Janeway), 아처(Archer), 번햄(Burnham), 파이크(Pike) 등 스타트렉의 상징적 함장 7명의 이름을 붙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개구리들의 울음소리는 수컷이 암컷에게 자신이 배우자로서 적합하다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 홍보라고 말했다.

이어 발견된 신종 청개구리들은 마다카스카르 산간 지역에서 빠르게 흐르는 개울을 따라 서식하는데, 울음소리가 휘파람 소리처럼 높지 않으면 물소리에 묻혀 암컷에게 전달될 수 없어 이런 특이한 소리를 갖게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스타트렉 팬이라면 개구리 울음소리 중 일부에서 '선박용 휘슬'(boatswain whistle)과 '트리코더'(tricorder) 소리를 떠올릴 수도 있고 새나 곤충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개구리 울음소리를 분석한 독일 헤시슈 란데스박물관 요른 쾰러 박사는 "이들이 주변에 있는 개구리들처럼 울면 물소리 때문에 다른 개구리에게 들리지 않을 수 있다"며 "이들은 비슷한 생김새 때문에 비슷한 종으로 혼동돼 왔지만 종마다 특징적인 고음의 휘파람 소리가 있어 서로 구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이 서로 다른 종이라는 사실은 유전자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마다카스카르는 엄청난 생물다양성으로 유명하고 프랑스 넓이인 이 섬에 전 세계 개구리 종의 약 9%가 서식한다며 지금도 새로운 개구리 종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발견된 종들은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서로 다른 고도의 좁은 지역에 사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서식지는 기후·환경 변화에 특히 취약하다며 이 발견이 마다가스카르 열대우림 보존 노력 강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출처 : Vertebrate Zoology, Miguel Vences et al. 'Communicator whistles: A Trek through the taxonomy of the Boophis marojezensis complex reveals seven new, morphologically cryptic treefrogs from Madagascar (Amphibia: Anura: Mantellidae)', http://dx.doi.org/10.3897/vz.74.e121110

scitec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