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영공 또 뚫은 이란산 드론…아이언돔 빈틈 커지나

입력 2024-10-14 18:02
수정 2024-10-14 18:35
이스라엘 영공 또 뚫은 이란산 드론…아이언돔 빈틈 커지나

군기지 때린 헤즈볼라 드론, 이란 설계·공급 '미르사드-1' 추정

현지 매체 "아이언돔, 저고도 비행 소형 드론 탐지 어려워"

'사망설' 가짜뉴스 돌았던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작전 계속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스라엘 군기지를 타격해 수십명의 사상자를 낸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자폭 무인기(드론)가 이란산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아이언돔으로 대표되는 이스라엘의 방공망이 최근 이란의 탄도미사일 세례에 일부 빈틈을 드러낸 데 이어 드론 공격에도 취약점을 보임에 따라 가자지구에서 레바논 남부로 전선을 넓힌 이스라엘군에 불안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전날 오후 7시께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에서 남쪽으로 33㎞가량 떨어진 도시 빈야미나의 이스라엘군 기지 식당에 헤즈볼라 드론이 명중했다.

식당에서는 식사하던 골라니여단 소속 군인 4명이 사망하고 7명이 중상을 입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 드론이 헤즈볼라의 미르사드-1 모델이라고 추정했다.

미르사드-1은 폭발물을 40㎏까지 적재할 수 있으며 최대 시속은 370㎞, 사거리는 120㎞로 알려졌다.

이 드론은 올해 초에도 이스라엘 방어망을 뚫고 영공 내로 진입해 수분간 비행하다가 레바논으로 돌아간 적이 있다고 예루살렘포스트는 언급했다.

이스라엘 싱크탱크 알마연구교육센터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2002년부터 이란에서 미르사드-1 드론을 도입해 이스라엘을 공격에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 모델은 이란산 모하제르-2 혹은 아바빌 드론을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는 드론 약 2천기 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모하제르-4, 샤헤드 등 더 성능이 좋은 모델도 있다는 것이 알마교육센터의 설명이다. 이들 모두 이란산 드론이다.



예루살렘포스트는 "빈야미나 공격으로 드론 위협에 대한 이스라엘 방공시스템 효과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방공망은 이스라엘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애로-3, 다비즈 슬링 등이 탄도미사일 등의 요격을 맡고 아이언돔이 단거리 로켓, 박격포 등을 막아내는 식으로 겹겹이 구성돼있다.

하지만 아이언돔조차 크기가 작고 낮은 고도에서 날아드는 드론 탐지와 요격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8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아이언돔이 드론 방어를 고려해 설계되지 않았다며 "이스라엘은 아이언돔 이상의 방어망이 필요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이 허점을 보완하고자 고에너지 레이저로 드론과 로켓 등을 요격하는 차세대 방공시스템 아이언빔을 개발하고 있으나 실전 배치가 언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이달 1일 이란이 극초음속미사일 파타-1 등 탄도미사일 약 200기로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을 때도 F-35 라이트닝 스텔스 전투기가 보관된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 등지에 미사일이 떨어지는 등 방공망에 빈틈이 노출된 바 있다.

한편 전날 빈야마나 기지가 폭격당한 뒤 소셜미디어에는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이 숨졌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일부 유명 인플루언서도 이런 게시물을 공유했으나 이는 가짜뉴스였다고 예루살렘포스트는 전했다.

할레비 참모총장은 전날 드론 공격 직후 빈야마나 기지를 찾아 "본토의 훈련기지가 공격받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라며 "골라니여단은 전쟁에서 많은 성과를 이뤘으며 우리는 앞으로 작전과 훈련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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