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년앞 독일 집권당 "소득세 감면, 전기차 보조금"
연정 내부서도 "중산층 증세" 반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집권 사회민주당(SPD)이 내년 9월 치러지는 총선 공약으로 소득세 감면과 전기차 보조금 부활을 내걸었다.
14일(현지시간) ZDF방송 등에 따르면 SPD는 전날 채택한 총선전략에서 세제를 개편해 소득 하위 95%의 세금을 줄이고 상위 1%는 세금을 더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2.41유로(1만8천400원), 내년 12.82유로(1만9천원)로 정해진 시간당 최저임금을 15유로(2만2천200원)까지 올리고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부활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독일에 투자하는 기업에 세금을 감면해주고 재정운용을 발목잡는다는 지적을 받아온 부채제한 제도를 손보겠다는 뜻도 밝혔다.
SPD는 "이같은 개혁은 시민에게 재정적 여유를 주고 구매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아래로부터, 그리고 사회 중심부에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고 말했다.
사회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중도좌파 SPD는 2021년 총선 때도 최저임금 인상과 고소득층 증세 등 서민 친화 정책을 내걸었다. 그러나 이번 공약 가운데 특히 소득세 감면을 두고 연립정부 내부에서마저 비판이 나왔다.
자유민주당(FDP) 소속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납세자 95%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찬성하지만 숙련 노동자와 중산층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재정 매파'로 분류되는 그는 "시민수당 개혁과 불법이민 차단으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PD에 따르면 소득 상위 1%는 월 소득 1만5천유로(약 2천200만원)에 해당한다.
제1야당 기독민주당(CDU) 총리 후보로 이미 확정된 프리드리히 메르츠 대표도 견제에 나섰다. 그는 ARD방송에 출연해 상위 1% 증세로 균형을 맞추려면 세율을 60%까지 올려야 한다며 "(SPD의) 낡은 방식에 충격받았다"고 비난했다.
SPD는 2021년 9월 총선에서 득표율 25.7%로 녹색당(14.7%), 친기업 성향 FDP(11.4%)와 연정 구성에 성공했으나 이후 지지율이 동반 추락했다.
지난 10일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설문에서 SDP 지지율은 16%로 CDU·CSU(기독사회당) 연합(32%)의 절반에 그쳤고 18%를 기록한 극우 독일대안당(AfD)에도 뒤졌다. 녹색당과 FDP은 각각 11%와 5%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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