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나는 의료기록 공개했는데 트럼프는 거부"…건강 쟁점화

입력 2024-10-14 07:00
해리스 "나는 의료기록 공개했는데 트럼프는 거부"…건강 쟁점화

경합주 유세…"약하고 불안정하다는 사실 공개되는 게 두렵나"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대권 경쟁자인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의료기록 공개를 하지 않았다며 '건강 투명성' 문제를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대선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 가진 유세에서 "그(트럼프)는 유권자들에게 투명하지 않다"며 "그는 의료기록 공개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어 "나는 (의료기록을) 공개했고, 현 시대 모든 대통령 후보들이 공개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몰아 세웠다.

해리스 부통령은 그러면서 "왜 그(트럼프)의 참모들은 그가 (의료기록 공개를) 회피하기를 원하는가"라며 "'그가 약하고 불안정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는 것이 두렵나'라는 질문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59세인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보다 19세 많은, 올해 78세인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경쟁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이슈인 건강 및 인지력 문제를 대선 레이스 막판 쟁점 중 하나로 만들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국가 이름을 혼동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인지력 감퇴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직 사퇴 요인이 된 인지력 문제가 해리스-트럼프 대결 구도 하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민주당의 공격 소재로 뒤바뀐 양상인 것이다.

부통령실은 지난 12일 해리스 부통령의 건강 검진 결과를 담은 부통령 주치의 조슈아 시먼스의 서한을 공개했다.

시먼스는 "해리스 부통령은 훌륭한 건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녀는 행정부 수반, 국가 원수, 군 통수권자를 포함한 대통령직의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신체 및 정신적 회복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리스 부통령은 연설에서 "지금은 페이지를 넘겨야 할 때"라며 "미국은 새로운 전진의 길로 나아갈 준비가 돼 있으며, 새롭고 낙관적인 새 세대 리더십을 가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고 강조한 뒤 "그(트럼프)가 백악관에 복귀할 경우 그 파장은 잔인할 정도로 심각할 것"이라며 "가드레일(안전장치)이 없는 트럼프를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보수 우위(6대3)가 확고해진 연방 대법원이 지난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公)적 행위에 대해 폭넓은 형사상 면책 특권을 인정하는 결정을 내린 점을 상기한 것이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중산층을 위한 각종 세제 혜택과 지원 정책을 재차 밝혔고, 집권시 의회가 여성의 생식 관련 자유(출산과 관련해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 대통령으로서 "자랑스럽게 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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