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쏟아지는 난민에 이민자 망명 신청 일시 중단 검토

입력 2024-10-13 07:42
폴란드, 쏟아지는 난민에 이민자 망명 신청 일시 중단 검토

투스크 총리 "러, EU 위기 노리고 이민자 보내…통제권 되찾아야"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난민 통제 흐름에 가세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가 국경으로 쇄도하는 난민을 통제하기 위해 이민자들의 망명 신청을 일시적으로 막을 계획이라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투스크 총리는 이날 자신이 이끄는 시민연합(KO) 정당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폴란드에 들어오는 미등록 이민자들과 "자비 없는" 전쟁에 나설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투스크 총리는 오는 15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난민 정책 패키지를 공개할 예정이다.

투스크 총리는 현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동맹국인 벨라루스와 함께 유럽연합(EU)의 난민 정책을 악용해 이민자들을 유럽으로 유입시켜 EU 동맹을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이민 브로커와 인신매매범들이 이것(난민 정책)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매우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망명 신청 권리는 그 권리의 실제 본질에 완전히 반하는 방식으로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누가 우리나라로 오는지에 대한 통제권을 100%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제법상 이민자들의 망명 신청 권리를 막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이러한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스크 총리는 EU 측에 이러한 결정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U 지도자들은 이번 주 벨기에에서 모여 유럽에 급증하고 있는 난민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폴란드에서는 2021년부터 중동, 아프리카 등에서 온 난민들이 벨라루스를 통해 입국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로는 러시아의 동맹국인 벨라루스가 난민들이 자국을 거쳐 유럽으로 이주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도우며 난민 유입이 더 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 벨라루스 국경을 통해 약 2만6천명이 폴란드로 이주를 시도했으며, 벨라루스 측 국경수비대는 이를 돕고 있다.

이에 EU 국가들은 벨라루스가 이민자들이 유럽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비자를 제공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부 이주민들은 러시아 비자를 가진 것으로도 드러났다.

난민이 급증하면서 폴란드는 지난 5월 예산 23억유로(약 3조 3천995억원)를 들여 벨라루스 측 국경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독일 등 유럽 각국에서는 난민 유입을 통제하기 위해 국경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wisef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