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계약정보 요청' 美에 브라질 룰라 "웬 간섭?"
브라질 당국, 2014년 사브 측과 계약…당시 보잉도 경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자국 전투기 도입 계약과 관련된 정보를 요청한 미국에 강하게 반발했다.
룰라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관련 사안을 언급하며 "미국이 다른 나라 문제에 간섭하고 있다"면서 "이건 말이 안 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스웨덴 기업 사브는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 법무부가 2014년 브라질 당국의 전투기 구매와 관련한 정보를 우리 자회사인 사브 노스아메리카에 요청했다"며 "우리는 이에 응할 계획이지만, 비밀 유지 의무에 따라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줄 수는 없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룰라 2기 정부 때인 2008년부터 차세대 전투기 조달 계획(FX-2 프로그램)을 추진,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 때인 2014년에 사브의 JAS 39 그리펜 전투기 36대를 163억 헤알(당시 4조8천억원 상당) 규모에 구입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사브는 프랑스 다소(라팔)와 미국 보잉(FA-18) 등과 경쟁을 벌였다.
이후 룰라 대통령은 전투기 선정 과정에서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혐의로 기소됐다가, 최종적으로 법원에서 사건 자체에 대한 무효 결정을 받았다.
사브 측도 "브라질과 스웨덴 당국은 이전에 브라질 전투기 조달과정을 조사한 바 있는데, 당시 우리의 어떠한 위법 행위도 없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그들(미국)은 내가 라팔을 살 의향을 보였을 때도, 호세프 전 대통령이 (그리펜 전투기를) 구매하려 할 때도 좋아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미국산을 사길 원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사브는 현재 브라질 항공사 엠브라에르와 함께 상파울루주(州) 가비아웅 페이쇼투 지역에 그리펜 현지 생산 라인을 가동 중이다.
한편, 룰라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가 귀국하던 중 전용기(에어버스 A319) 이상으로 다시 멕시코시티로 돌아가는 곡절을 겪은 사안과 관련, "새 대통령 전용기 및 다른 관용기 구입을 위해 정부에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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