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재팬 폐막…CDMO·스타트업 영역 넓힌 K-바이오
1천450여 기업 참가…필름·카메라 회사 후지·니콘도 "이젠 바이오"
삼성·롯데 수주 확대 나서…바이오 스타트업도 해외 진출 모색
(요코하마=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일본 요코하마에서 사흘간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바이오 전시회 '바이오 재팬 2024'가 11일 폐막했다.
바이오USA, 세계 제약·바이오 전시회(CPHI) 등 다른 전시회 대비 바이오 재팬의 규모는 작지만, 국내 참가 기업들은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수주 확보와 기술 소개, 연구개발(R&D) 협력 논의 등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바이오협회 측은 이번 행사에 일본·한국·대만 등 바이오 기업 1천450여 곳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바이오 산업 성장에 따른 의약품 CDMO 수요 증가를 반영이라도 하듯, 전시장 주요 장소에는 CDMO 기업들이 포진했다.
특히, 후지필름·니콘 등 필름·카메라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일본 기업은 의약품 생산 경쟁력을 홍보하며 CDMO가 유망한 산업 분야임을 강조했다.
바이오 재팬 현장에서 만난 사토 히로시 후지필름 마케팅 디렉터는 행사 첫날인 지난 9일 "고객사 30~40곳과 CDMO 관련 미팅을 진행했다"며 "우리의 사업 기반은 미국·유럽이지만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아시아 시장에 대해 좀 더 이해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로벌 CDMO 회사인 스위스 론자와 협력하고 있는 일본 니콘은 현미경 기술에 기반한 CDMO 서비스 경쟁력을 소개했다.
국내 CDMO 기업들도 행사장 주요 위치에 미팅룸, 부스 등을 마련해 기업 미팅을 진행하고, 바이오의약품 생산 규모·서비스 품질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다케다제약, 일라이 릴리, MSD 등 글로벌 제약사가 근거리에 있는 전시장 위치에 사업 논의 공간을 마련하고 수주 활동에 전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자체 부스를 설치해 인천 송도에 건립 중인 바이오 캠퍼스와 2022년 다국적 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으로부터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의 의약품 생산 능력을 홍보했다.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가격 경쟁력을 통해 최근 미국 하원을 통과한 '생물보안법'에 따른 수주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행사 기간, 모회사인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로부터 항암제 '허셉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투즈뉴' 원료의약품에 대한 67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고객사 확보를 위해서는 기업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지만,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해 연구개발(R&D)을 강화하자는 목소리에는 국경이 없었다.
입셀·세포바이오 등 한국 유망 바이오 기업 8곳이 입주해 연구·개발을 진행 중인 일본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 '쇼난 헬스 이노베이션 파크'(쇼난 아이파크)는 한국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오는 12월 일본·한국의 바이오 스타트업 20곳을 선정해 미국 보스턴에서 벤처 투자자들과 연계할 방침을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안전성평가연구소 등이 마련한 'K-스타트업 바이오' 부스에서는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약 30곳이 기술을 소개하고 해외 진출 기회를 탐색했다.
한국바이오협회를 비롯한 일본·대만·영국 등 세계 바이오 단체들도 한 자리에 모여 바이오 업계 지원 노하우와 네트워크 강화 방안을 공유했다.
인공지능(AI) 등 혁신 바이오 기술도 행사 기간 곳곳에서 소개됐다. 엔비디아 부스에는 일본 AI 업계 관계자가 생성형 AI 기반 단백질 구조·결합 구조 예측 모델 '바이오니모'를 소개했으며, 전시장 곳곳에는 최신 제약 기술을 소개하는 포스터가 나열됐다.
일본 바이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향후 국내 바이오 업계 역시 능동적인 경쟁력 마련이 요구될 전망이다.
요시아키 츠카모토 일본바이오협회 전무는 한국 취재진과 만나 현재 60조엔(약 545조원) 수준인 일본 바이오 시장 규모를 2030년까지 최대 100조엔(약 908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yuns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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