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 평택지제 차량기지 사업비, 예타 때보다 2천억원↑"
작년 6월 5천984억→현재 7천899억…"주민 요구 반영, 물가 상승 탓"
이연희 의원 "기존 시설 증축으로 충분…사업 적정성 검증해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경기 평택시에 건설이 추진 중인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의 평택지제 차량 정비기지 사업비가 당초 예상보다 2천억원 가까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됐다.
평택지제 차량 정비기지 사업은 SR의 건의로 국가철도공단이 추진 중인 사업이다.
지난해 6월 공공기관 사업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통과한 이후 현재 사업비 등을 검토하는 기본계획 용역이 진행 중이다. SR은 오는 2027∼2028년 신규 도입 예정인 총 14편성의 SRT 차량(EMU-320)의 운용을 위해 자체 차량기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실이 철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평택지제 차량기지의 총사업비는 현재 기준 7천899억원(보상비 제외 시 6천712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예타 통과 당시의 예상 사업비(5천985억원)와 비교해 1천914억원(32%) 늘어난 것이다. 또 지난 5월 사업 공정회의에서 산출된 예상 총사업비 7천246억원에 비해서도 약 5개월만에 653억원(9%)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공사비는 예타 때보다 1천883억원, 보상비는 451억원, 시설 부대경비는 124억원 각각 늘었다. 다만 예비비로 편성됐던 544억원은 기본계획에서 빠졌다.
철도공단은 사업비 증가 이유에 대해 "입출고선 지하화와 차량기지 위치 이동 등 지역 주민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면서 일부 공사비가 늘었다"며 "건설 공사 물가가 오르고 시설 규모가 조정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평택지제 차량기지 총사업비는 이르면 내년 초 기본계획 고시를 통해 확정된다. 철도공단 등은 공사비 절감 방안을 검토해 사업비 상승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철도업계 등에서는 원자재 가격과 임금 인상으로 공사비를 크게 줄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8월 건설공사비 지수는 129.71로 1년 전보다 1.82% 상승했다.
앞서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전국철도노조는 이 사업을 '예산 낭비'로 주장하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다. 차량기지를 새로 짓기보다 현재 SRT 정비에 쓰이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부산기지를 개량·확장하면 424억원만 추가 투입해도 필요한 시설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연희 의원은 "기존 코레일 정비시설의 증축으로 충분히 SRT 신규 차량 정비가 가능한데도 평택지제 차량기지를 짓는 것은 예산 낭비이자 중복 투자"라며 "사업추진의 적정성을 면밀히 검증, 수천억원의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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