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한때 러가 우크라서 핵무기 사용할 확률 50%로 평가"

입력 2024-10-09 05:43
"백악관, 한때 러가 우크라서 핵무기 사용할 확률 50%로 평가"

우드워드 신간 "바이든, 오바마 때문에 푸틴이 우크라 침공했다 불평"

"바이든, 네타냐후 없는데서 '네타냐후는 X자식, 나쁜놈' 칭해"

"해리스, 고립된 바이든 걱정해 바이든 친구에 '제발 자주 대화' 간청"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을 한때 50%로 평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현지시간) CNN이 '워터게이트' 특종기자인 미국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전쟁'(War)을 사전 입수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은 2021년 10월 그간 첩보를 토대로 러시아가 병력 17만5천명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 침공(2022년 2월)을 4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이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두 차례 화상 대화를 했다.

대화가 격해지면서 푸틴 대통령이 핵전쟁의 위험을 위협적인 방식으로 거론했고,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핵전쟁에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백악관은 2022년 9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입은 전장 피해에 절망한 나머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확률이 50%라고 평가했다.

기존에 5%, 10%로 평가했던 가능성이 50%까지 뛴 것이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에게 모든 채널로 러시아를 접촉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려라"라고 지시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2022년 10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통화했다.

오스틴 장관은 쇼이구 장관이 "난 협박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반응하자 "난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군대의 지도자다. 난 협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쇼이구 장관은 이틀 뒤 통화에서 우크라이나가 '더티밤'(dirty bomb·방사성 물질을 담은 재래식 폭탄)을 사용하려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한 핑계로 여긴 오스틴 장관이 "하지 말라"고 하자 쇼이구 장관은 "이해했다"고 답했다.



우드워드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던 2014년에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났다고 불평했다.

자신도 2인자(부통령)로 오바마 행정부에 몸담았던 바이든 대통령은 한 친구에게 "그들이 2014년에 망쳤다"며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된 것이다. 우리가 망쳤다. 버락은 푸틴을 진지하게 여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푸틴에게 계속하라고 라이선스(허가)를 줬다"면서 "내가 푸틴의 망할 라이선스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우드워드는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통 "내 전임자"라고 칭하지만, 사석에서는 "망할 멍청이"(fucking asshole)라고 부르는 등 욕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지구 전쟁 방식을 두고 이견을 빚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두고 "비비 네타냐후 그 X자식은 나쁜 놈이다. 그는 빌어먹을 나쁜 놈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차남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에 개입하지 않았지만, 사석에서는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갈런드를 임명해서는 절대 안 됐었다"면서 "이건(차남 수사) 빌어먹을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드워드는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지난 7월 4일 오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문제를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블링컨 장관은 "난 당신의 치적(legacy)이 위태로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사람들이 기록을 남길 만큼 중요한 사람의 치적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당신이 계속 남아 재선에 성공한다면 훌륭하다. 만약 당신이 계속 남았는데 재선에 실패하면 그게 당신의 문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드워드는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고립됐다고 걱정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이들 중 한명에게 연락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친구에게 "나는 당신에게 요청하기 위해, 사실 정말 간청하기 위해 전화했다. 제발 지금보다 더 자주 대통령과 대화할 수 있겠나. 대통령은 당신을 정말 사랑한다. 당신은 대통령과 더 자주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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