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절반 선거치른 올해 민주주의 개선에도 정치분열"
英이코노미스트 "투표율↑·정권교체…가짜선거·포퓰리즘도"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올해 최소 67개국이 선거를 치른 가운데 많은 나라에서 민주주의가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가 계열 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선거를 치른 67개국 인구는 약 34억명이며, 연말까지 4억4천만명이 추가될 예정이다.
전 세계 인구 절반이 올해 선거를 치렀거나 치르는 셈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이들 67개국 중 42곳에서 선거 민주주의가 개선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형태의 권위주의 정치인, 유권자 분열 등 민주주의에 여러 위험 징후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올해 선거의 평균 투표율은 이전 선거보다 1%포인트 넘게 올라 20년 만에 처음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민주주의에 결함이 있는 국가'로 분류된 곳에서 평균 투표율이 이전 선거보다 3%포인트 올랐다.
또한 선거 관련 폭력에 대한 통계가 있는 27개국에서 이전 선거 대비 폭력이 줄어든 국가가 늘어난 국가보다 많았다.
유럽의회 선거를 제외하고 민주적 선거가 치러진 나라의 절반 이상에서 집권 여당이 실각하거나 의회 다수당 지위를 잃는 정권교체가 일어났다.
이코노미스트는 4월 한국 총선에서 여당 국민의힘이 참패한 것과 7월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노동당에 정권을 내준 것을 이런 사례로 분류했다.
그러나 선거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한 사례도 많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 사망 이후 88%를 득표한 러시아 대선, 압델마드지드 테분 대통령이 득표율 95%를 보인 알제리 대선 등은 '가짜'(sham) 선거로 지목됐다.
현직 정상이 퇴임하면서 후임자를 통제하려 하는 국가, 소셜미디어를 잘 다루고 방대한 팬층을 보유한 포퓰리스트가 새로운 유형의 권위주의적 지도자로 부상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선거에서는 극단주의가 세력을 키우면서 정당과 표심 분열이 지배적인 패턴이 됐다면서 자유롭고 공정한 민주주의 의사 표현에 통치가 오히려 더 어려워지는 모습도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7월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세력이, 최종 투표에서 강경 좌파가 승리했고 이후 정부 구성까지는 두 달이 걸렸다. 네덜란드의 경우엔 작년 11월 총선에서 극우 성향 자유당(PVV)이 승리한 이후 8개월 만에야 연정이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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