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이달 말 이천서 'CEO 세미나'…'미래 경쟁력 강화' 속도

입력 2024-10-03 06:01
SK그룹, 이달 말 이천서 'CEO 세미나'…'미래 경쟁력 강화' 속도

지난해 '서든데스' 위험 언급…AI 밸류체인 강화 등 모색할 듯

리밸런싱 진행상황 점검도…세미나 후 연말 인사 작업 본격화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SK그룹이 이달 말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최고 경영진이 모인 가운데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열어 대내외 경영 환경을 점검하고 향후 경영 전략을 논의한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사흘간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CEO 세미나'를 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주요 경영진 3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10월 열리는 CEO 세미나는 6월 경영전략회의(옛 확대경영회의), 8월 이천포럼과 함께 SK그룹의 핵심 연례행사로 꼽힌다. 토요일을 포함해서 CEO 세미나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 등의 일정을 고려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최 회장은 지난해 CEO 세미나에서 "급격한 대내외 환경 변화로 빠르게, 확실히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며 '서든 데스'(돌연사) 위험을 언급한 바 있다. 이후 그해 12월 단행된 인사에서 SK그룹은 부회장단을 7년 만에 전면 교체하며 강도 높은 혁신에 나섰다.



올해 CEO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지정학 이슈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에 따른 경영 환경 변화 등에 대한 진단과 함께 향후 그룹 경영 전략을 관통할 화두가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진행 중인 리밸런싱(구조조정) 활동을 점검하고 이를 가속화하는 방안과 함께 AI와 반도체, 에너지 설루션 등 미래 성장동력과 관련해 각 사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향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그룹 차원에서 ▲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두로 한 AI 반도체 ▲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AI 데이터센터 ▲ 개인형 AI 비서(PAA)를 포함한 AI 서비스 등 AI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정교화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을 세운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공유할 전망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울산포럼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데이터센터 에너지 설루션부터 들어가는 부품들까지 전부 총망라해서 가능한 한 효율적이고 기능이 좋은 데이터센터 설루션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SK는 지난 3월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그룹 차원의 AI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각 사 사업의 시너지 창출 방안을 모색하는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그룹 리밸런싱 핵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 법인이 11월 1일 공식 출범하는 만큼 리밸런싱 진행 상황을 중간 점검하고, 연초부터 각 사별로 진행 중인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 강화 방안 등도 공유할 전망이다.

내실 경영을 통한 질적 성장 전략과 SK그룹의 고유 경영 철학인 'SKMS'(SK Management System) 정신 내재화 방안 등에 대한 논의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CEO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연말 인사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SK그룹은 통상 매년 12월 첫째 주에 계열사별로 이사회를 거쳐 임원 인사를 한다. 다만 올해는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예년보다 1∼2주가량 앞당겨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SK텔레콤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에는 임원 수를 일정 수준으로 감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SK 내부적으로 경영 계획 수립이나 조직·인사 개편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안다"며 "11월 말에 사장단 인사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1월 초 '조기 인사설'도 나오고 있으나 이 같은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재계 관계자는 "작년 인사에서 부회장단이 전격 교체되고 올해도 연중 일부 CEO 교체가 있었던 만큼 연말 인사 규모가 어느 정도 수준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간 방만했던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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