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사 '맛'에 편의점 '재미' 더했다…협업상품 전성시대

입력 2024-10-03 07:15
식품사 '맛'에 편의점 '재미' 더했다…협업상품 전성시대

과자→전통주·만두→빵 등 색다른 조합…"기존 상품 이미지 제고"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쌀로별주, 용가리 치킨 도시락, 비비고빵, 팔도비빔국수….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편의점들이 식음료 회사의 인기 상품을 변형한 이색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사랑받은 상품을 기반으로 '맛'을 보장하면서 기존의 틀을 깨는 '재미'로 색다른 경험을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려는 시도다.

대표적으로 이마트24는 롯데웰푸드의 과자 쌀로별을 전통주로 만든 쌀로별주를 지난달 내놨다. 누룽지의 구수한 맛과 쌀로 튀겨 간장을 입힌 쌀로별의 감칠맛을 구현해낸 전통주다.

지난 달 넷째 주(9월 25일∼10월 1일) 매출이 출시 첫 주(9월 12∼18일)보다 48% 증가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제품을 마셔본 고객들 사이에서는 '쌀로별 과자 향이 나서 신기하다', '쌀로별 과자가 술로 환생한 맛' 등의 반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24는 쌀로별 외에도 롯데웰푸드의 20∼30년 역사를 지닌 바닐라 아이스크림 빵빠레를 과자로, ABC초콜릿은 핫초코로 각각 변형하는 등 참신한 상품을 내놨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익숙한 브랜드의 새로운 변신을 통해 차별화된 맛은 물론 쇼핑의 재미를 높였다"고 말했다.



다른 편의점들 역시 식음료 회사와 협업을 늘려 기발한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CU는 지난 3월 CJ제일제당과 공동 기획으로 비비고·햇반·백설·맛밤을 활용한 프리미엄 냉장빵을 선보였다. 비비고 만두소와 햇반의 밥알, 백설의 양념장, 맛밤의 밤 다이스를 빵에 넣은 것이다. 해당 시리즈는 출시 이후 20만개 이상 판매됐다.

같은 달 농심과 협업으로 짜파게티를 색다른 레시피로 즐길 수 있는 간편식도 내놨다. 짜파게티의 만능 소스로 만든 도시락, 김밥, 햄버거 등 6종이다. 해당 상품이 흥행하면서 지난 6월에는 농심의 비빔라면 배홍동을 활용한 간편식도 내놨다.

GS25는 올해 CJ제일제당, 동원, 대상, 팔도 등 식음료 업계와 협업한 상품 10여개를 출시했다. 특히 '아는 맛'을 간편식으로 재구성한 상품들의 인기가 좋다.

지난달에는 여름철 인기 비빔라면인 팔도비빔면을 라면 대신 소면으로 선보인 팔도비빔국수와 팔도삼겹구이한판도시락, 팔도우삼겹주먹밥을 선보였다.

지난 8월에는 밥에 바로 먹는 참기름 참치로 알려진 동원 맛참 한 캔을 동봉해 밥에 비벼 먹을 수 있도록 구성한 동원맛참정찬도시락은 출시했다. 이 상품은 출시 이후 20만개가 판매됐다.

이같이 편의점이 식음료 회사와 협업을 확대하는 데는 식음료 회사의 수요도 자리 잡고 있다.

편의점은 전국 곳곳에 점포가 있는 만큼 식음료 회사의 판매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의 주 고객인 10·20대에게 오래된 브랜드를 새롭게 소개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편의점 관계자는 "식음료 업계와 협업한 아이디어 상품은 차별화된 맛과 재미로 '펀슈머'(Fun+consumer·재미난 상품을 찾아 즐기는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며 "식음료 업계도 상품의 인지도 향상이나 이미지 제고 등의 이점이 있어 협업에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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