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밀레이 내년 1월 중국방문 발표…'反中→親中'으로 선회
인터뷰서 "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 회의 참석차 방중"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반공·반중(反中)을 주장하던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내년 1월 중국을 방문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29일(현지시간) 텔레페 TV 인터뷰에서 중국이 자국에 대해 통화 스와프를 연장해 준 사실을 언급하면서 "중국은 매우 흥미로운 교역 파트너"라며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고 유일하게 귀찮게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년 1월 중국에서 개최되는 라틴아메리카·카리브 국가공동체(CELAC) 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밀레이 대통령이 반공·반중 외교에서 탈피해 대중(對中) 실용 외교로 확실히 돌아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브라질에 이어 아르헨티나의 제2대 교역국이며 만성적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통화 스와프를 통해 금융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중요한 국가다.
그럼에도 자유시장경제 신봉자인 밀레이 대통령은 작년 대선 기간에 중국은 공산국가라면서 공산주의자들은 살인자이며 자유가 없기 때문에 절대 교류하지 않겠다고 거침없이 비판했었다.
하지만 작년 12월 취임 직후 그는 태도를 바꿔 중국 통화 스와프 갱신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내면서 중국에 다가갔다.
동시에 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공 주도의 경제블록)가 승인한 회원국 가입을 취소했고, 전투기 구매에서도 중국산 최신 JF-17 대신 중고 미국 F-16을 구매하기로 하는 등 중국과 거리를 둬왔다.
또한, 밀레이 정부는 파타고니아 지역에 위치한 중국 우주기지를 조사하는가 하면, 공공사업 중단 발표를 통해 아르헨티나 남쪽 지역에서 중국기업이 건설 중이던 댐 공사도 중단시켰다.
이런 가운데 지난 6월 중국 측이 350억 위안(6조8천억원 상당) 규모의 통화 스와프를 갱신해주자, 밀레이 대통령이 감사를 표했고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해빙무드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인터뷰 발언으로 밀레이 대통령의 대(對)중국 입장변화가 증명된 셈이다.
최근 밀레이 대통령의 여동생이자 대통령 비서실장직을 맡고 있는 '실세' 카리나가 아르헨티나 고위급 인사들과 함께 미국에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을 면담해 양국의 교역 증대를 의논한 데 이어 카리나 비서실장이 11월 초에 중국 상하이 엑스포를 방문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아르헨티나 언론은 밀레이 정부가 반중외교에서 실용외교로 전환했다는 신호탄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의 내년 중국 방문 계획까지 확인되자 전문가들은 밀레이 대통령의 실용 외교를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중국의 대규모 투자가 절실히 필요할 정도로 경제 위기가 심각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고 아르헨티나 언론들은 보도했다.
sunniek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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