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열풍' 탈피하는 美증시…타업종으로 상승세 확산
3분기 S&P500 유틸리티 업종, 18% 올라 상승률 1위…부동산업 15%로 2위
(서울=연합뉴스) 임상수 기자 = 미국 증시가 더 이상 인공지능(AI) 열풍에만 의존하지 않고 상승세가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꺾였음에도 AI 열풍에 힘입어 이른바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대표되는 대형 기술주가 미국 증시를 견인했다.
하지만 3분기 들어 시장이 이들 빅테크의 막대한 AI 투자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는 가운데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를 감안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그동안 몇몇 대형 기술주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증시의 상승 랠리가 유틸리티와 산업재, 금융 등 다른 업종으로 확산, 오히려 대형기술주를 압도했다.
투자자들은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다양한 업종에 걸쳐 지속해서 상승할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해지면서 향후 상승 랠리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로 그동안 증시를 견인해온 M7 가운데 AI 열풍의 중심이었던 엔비디아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은 상반기 급등 이후 약세로 돌아선 반면 애플, 메타플랫폼, 테슬라는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각자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특히 알파벳과 아마존은 3분기 10%와 2.7% 하락했다.
이처럼 대형기술주의 상승 피로감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에도 부담을 줬으나 상승세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하면서 지수를 견인, 3분기 동안 5.1% 오르는 데 성공했다.
S&P500지수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상승률이 20%에 달해 1년 중 첫 3분기 상승률이 1997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3분기 S&P500지수 가운데 유틸리티 업종이 18%나 올라 업종별 상승률 1위를 기록했으며 부동산업종이 15%로 뒤를 이었다.
이런 가운데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10년 만기 국채보다 높아지는 이른바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이 2022년 7월부터 지속돼 왔으나 이달 초 그러한 역전 현상이 사라졌다.
시장에서는 통상 수익률 곡선 역전 현상이 전형적인 경기침체 신호로 알려져 있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베팅하면서 경기침체 직전 이처럼 역전 현상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시장은 이번에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실제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9월 글로벌 펀드매니저 설문조사에 참여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향후 18개월 내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FL푸트남투자관리의 수식 시장전략가 엘렌 헤이젠은 "연준이 연착륙에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매그니피센트7을 넘어 시장의 랠리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올해 실업률이 상승하고 저소득층의 연체율이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문사 윌셔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조시 이매뉴얼은 연준의 이번 달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결정은 "일부 실물 경제 악화를 인정한 것"이라며 "아직 성장률 악화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nadoo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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