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교리 개정 속 "美, 우크라 무기 제한 해제시 보복 우려"
NYT, 미 당국자들 인용해 정보기관들 기류 소개
(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미국 정보기관들은 서방 미사일을 사용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하면 러시아의 강력한 보복을 촉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가 요청하고 있는 서방 미사일을 사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해도 전황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할 것으로 정보 기관들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가 보유한 장거리 미사일이 제한적이고 서방 진영의 추가 공급량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서방 미사일을 사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의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반면 서방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이뤄지면 러시아가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강력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정보기관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소개했다.
미 정보기관들은 실제 서방 미사일을 동원한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공격이 이뤄지면 러시아가 군 총정찰국(GRU)을 동원해 유럽 내 시설에 대한 적대 행위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나아가 미국과 유럽 군사기지에 대한 치명적인 공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수석 보좌관 중 일부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 수용 시 러시아군의 직접적인 무력 사용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비(非)핵보유국이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지원국 역시 공격자로 간주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한 핵 교리 개정을 전격 선언한 바 있다.
서방국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승인할 경우 핵무기로 대응할 수 있다는 고강도 경고 메시지를 발신한 셈이다.
당국자들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서방 미사일을 통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이런 이유로 미국 정부 내부에 반대 의견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비판하는 쪽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의 확전·보복 위협에 너무 쉽게 굴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무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옹호론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신중한 접근방법이 지금까지는 러시아의 폭력적인 대응을 성공적으로 막았다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어떤 결정을 내릴지도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당국자들은 전했다.
자국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허용 의사를 밝힌 영국 정부도 바이든 대통령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며 실제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미사일 공격에 대한 승인을 뒤로 미루고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미국 에이태큼스(ATACMS)와 영국과 프랑스의 스톰섀도(프랑스명 SCALP) 등의 장거리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본토 공격이 제한된 상태에서 장거리 무기를 러시아가 2014년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 주변의 군사 목표물 타격에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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