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사이에 두고 '해리스 주전론 vs 트럼프 주화론' 충돌(종합)
젤렌스키 만난 해리스 "전쟁 승리에 필요한 지원 계속하겠다"
트럼프 "젤렌스키 27일 만나지만 내 생각은 그와 다르다"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박성민 김동현 특파원 = 미국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사이에 두고 미국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전론'과 '주화론'으로 충돌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 부통령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점령지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하는 방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우크라이나 입장을 지지하며 '항전'에 힘을 실어준 반면 공화당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타협'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해리스가 서방을 향한 러시아 확장주의의 첫 희생양이 된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트럼프는 '승산 없는 전쟁에 국민 세금으로 무한정 지원하는 것은 낭비'라는 입장인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함께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가 영토의 많은 부분을 포기하도록 강요하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있다"며 "이러한 제안은 푸틴의 제안과 동일하고, 평화를 위한 제안이 아니며 위험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항복 제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군대를 철수함으로써 전쟁을 끝낼 수 있다"며 "물론 그는 그럴 의사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국민에 대한 나의 지지는 변함이 없고,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우크라이나 지원은 자선이 아니라 미국의 전략적 이익에 부합하기 때문에 우리는 우크라이나의 전쟁 승리에 필요한 지원을 계속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시의 트럼프타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면담을 요청했고, 난 내일(27일) 아침 9시45분께 트럼프타워에서 그를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난 그(젤렌스키)와 의견이 다르다"면서 "난 내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매우 빠르게 합의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이 생각하는 종전 구상이 우크라이나의 항복이 아니냐는 지적에 "아니다. 항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전략은 생명을 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것은 내 싸움이 아니지만 인류를 구하기 위한 싸움"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입는 피해가 "끔찍하다"고 하면서도 "나를 불쾌하게 만드는 것 중에 하나는 유럽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내는 돈의 작은 일부분만 낸다는 사실이다. 우리와 러시아 사이에는 바다가 있는데도 말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종전 구상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의 기존 입장에 비춰 이날 거론한 '빠른 합의'는 결국 침략을 통해 전쟁을 시작한 러시아가 현재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를 점령하고 있는 '현상'을 우크라이나가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따라서 러시아 쪽보다는 우크라이나 쪽이 '트럼프 중재안'을 받아들이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많은 이들의 예상이다.
min22@yna.co.kr,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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