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이 쏜 ICBM은 美사정권 둥펑-31…"미중정상 통화 앞두고 발사"(종합)
中, 하루 뒤 사진 공개하며 "핵정책 변화 없어"…AP "美·동맹국들에 경고한 것"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지난 25일 태평양으로 시험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진을 하루 뒤 공개했다.
중국 인민해방군 소셜미디어 계정인 중국군호(中國軍號)는 26일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로켓군이 훈련용 모의 탄두를 탑재한 ICBM 1발을 현지시간 전날 오전 8시 44분 태평양 공해 해역으로 발사해 목표 해역에 정확하게 탄착시켰다는 설명과 함께 사진 4장을 올렸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군청색으로 칠해진 미사일이 열대성 덤불로 보이는 곳에 있는 발사대에서 이륙한 뒤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 등이 사진에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일본 교도통신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발사한 ICBM이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둥펑(DF)-31 AG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둥펑-31 AG는 2017년 7월 내몽골에서 열린 중국 인민해방군 창건 90주년 기념 열병식 때 공개된 바 있다.
발사 차량이 비포장도로를 지나갈 수 있어 추적해 파괴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태평양으로 ICBM을 시험 발사한 것은 1980년 DF-5 이후 44년 만에 처음이다.
중국은 특정 국가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최근 결성 3주년을 맞은 오커스(AUKUS·미국·영국·호주 안보 동맹) 또는 지난 4월 필리핀에 중거리 미사일 발사 시스템을 배치한 미군 등 견제 목적이 깔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AP 통신은 이날 시험발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에 예정된 전화 통화보다 몇 주 앞서 이뤄졌다면서, 중국이 핵 능력을 과시하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에 경고를 보낸 것이라는 전문가들 분석을 전했다.
아울러 군 내 비리와 부패로 시 주석의 집중적 사정 대상이었던 로켓군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는 것일 수 있다고 AP는 짚었다.
중국 국방부는 전날 ICBM 발사와 관련, '정례적·합법적 군사 훈련'이고 자국의 핵정책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샤오강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월례 브리핑에서 "우리의 ICBM 발사 시험은 무기 장비의 성능과 부대 훈련 수준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정례적인 군사 훈련 활동이고 완전히 합법·합리적인 것"이라며 "중국의 핵정책은 고도의 안정성과 연속성, 예측가능성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우리는 시종 '핵무기 사전 불사용'의 핵정책을 고수하면서 자위·방어적 핵전략을 흔들림 없이 시행하고 있다"며 "핵무기 없는 국가·지역에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약속하면서 국가 안보에 필요한 최소 수준으로 핵능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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