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빅컷' 후 금값 최고가 행진…"차익 실현" vs "추격 매수"
은 가격도 올해 들어 34% 뛰며 11년 만에 최고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이후 국제 금값이 연일 최고가 행진을 벌이자 투자자들이 차익실현과 추격매수 사이에서 고민에 빠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25일(현지시간) 장중 온스 당 2,670.57달러로 사상 최고를 찍은 뒤 2,650달러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금괴 기준으로는 가격이 106만달러 이상이라는 의미라고 AP가 전했다.
국제 금값은 올해 초 2천60달러선에서 출발해 29% 급등했고, 지난주 연준 금리 인하 후 상승세가 더 강해졌다.
금 수익률은 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 상승률 약 20%보다 훨씬 높다.
금값은 약 1년 전인 작년 10월 초의 1천820달러에 비하면 상승률이 50%에 육박한다.
이런 가운데 전날 소비자신뢰지수가 3년여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자 추가 금리인하 폭이 커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며 금값 상승세에도 힘이 붙었다.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확률이 59%에 달한다.
이자가 붙지 않는 상품인 금은 저금리 시대에 상대적으로 매력이 커진다.
하이 리지 퓨처스의 금속 트레이딩 이사인 데이비드 미거는 "금리 인하 영향이 계속되는 것 같고, 앞으로 더 이어질 것 같다"며 "달러 약세 기대감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달러화 지수는 14개월 만에 최저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달러화 약세 때는 다른 통화로 금을 사는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진다.
최근 금값 상승에는 일부 국가 중앙은행들의 매수와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 확대도 역할을 했다. 중국, 인도,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달러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금을 적극 사들였다고 CNN이 설명했다.
국제 현물 은 가격도 올해 들어 34% 뛰며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루 라인 퓨처스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필립 스트라이블은 "고용 지표가 약세이고 연준 인사들이 0.5%포인트 인하를 재확인하면 하루 이틀 후에 금값이 온스 당 2천700달러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JP모건은 23일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며 금값은 더 올라서 내년에 온스 당 2천85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래나이트쉐어스의 최고경영자(CEO) 윌 린드는 "지금 단계에서는 금에 관해 긍정적인 전망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CBS 방송은 지금 금 투자를 시작하기엔 주저되는 것이 당연하지만 물가 상승에 대한 헤지(위험회피), 자산 다각화 등에서는 여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Fx프로의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인 마이클 샐리비는 "금값이 단기적으로 50∼80달러 정도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보지만 조만간 내년 목표치인 2천700달러를 넘어서고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2천800달러나 2천900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값이 단기적으로 과열 상태라며 차익실현을 권하는 의견도 나왔다.
BTIG의 수석 마켓 테크니션인 조너선 크린스키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앞으로 6∼12개월간 금값에 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전술적 거래를 할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고 마켓워치가 전했다.
그는 "일간 차트에서 '상승 피로'가 보이며 주간 차트에서는 과잉 매수 구간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5년간 10월은 금값이 평균 0.32% 하락했으며, 월별로 3월(-0.71%) 다음으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RJO선물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대니얼 파빌로니스도 "금 투자자들이 잠시 멈춰서 수익을 일부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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