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 12단'도 앞선 SK하이닉스…삼성·마이크론과 격차 확대

입력 2024-09-26 10:05
'HBM3E 12단'도 앞선 SK하이닉스…삼성·마이크론과 격차 확대

HBM3E 시장 8단→12단으로 이동…"내년부터 12단이 주력 제품"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 1위인 SK하이닉스[000660]가 5세대 최신 제품인 'HBM3E 12단'을 세계 최초로 양산하면서 후발주자인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과의 격차를 더욱 벌렸다.

AI 반도체 시장의 '큰손'인 엔비디아가 AI 칩에 HBM3E 12단 탑재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알려진 만큼 HBM3E 12단 제품이 SK하이닉스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현존 HBM 최대 용량인 36GB(기가바이트)를 구현한 HBM3E 12단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했다.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HBM3E 12단 제품이 여전히 엔비디아 퀄(품질)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과 비교하면 SK하이닉스의 이번 양산은 엔비디아와의 신뢰 관계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메모리업체 중 최초로 HBM3E 8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12단 제품은 연내 엔비디아에 공급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메모리 3사 중 HBM3E 12단 제품 양산에 가장 빨리 나선 SK하이닉스는 전체 HBM 비중에서 HBM3E 12단 제품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시장 주류는 HBM3와 HBM3E 8단이지만, 엔비디아의 후속 제품에서 12단 제품이 대거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엔비디아 최신 전용칩 '블랙웰 울트라'는 8개의 HBM3E 12단 스택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내년에 HBM3E에서 12단 제품 비중이 40%까지 증가하고 이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리더십을 바탕으로 12단 제품에서도 당분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지난 7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12단 제품의 수요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고, 내년 상반기 중 HBM3E 12단 공급량이 8단 제품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년에는 HBM3E 12단 제품이 주력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8단에 비해 12단 제품의 기술 난도가 높아지지만 이미 HBM3 12단을 양산했던 경험이 있어 안정적 품질·수율을 확보하는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회사의 캐파(생산능력)와 관련해 이미 고객과 협의가 완료됐으며 올해 대비 2배 이상의 출하량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보고서를 낸 증권사 11곳의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내년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6조2천253억원, 34조5천417억원으로 전망된다.

올해 연간 매출은 66조4천801억원, 영업이익은 22조9천550억원으로 예측됐다.

HBM 전장이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옮겨가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와 마이크론도 추격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마이크론은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36GB HBM3E 12단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들에게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을 3분기 내 양산해 공급을 본격화하고, 12단 제품도 하반기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53%, 삼성전자 38%, 마이크론 9%이었다.

burn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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