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에 얼어붙었던 美 상업용 부동산에 온기…바닥 다지나
블룸버그 "매수·매도자 합의 가능한 가격 찾는 데 시간 걸릴 수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으로 통화정책 기조 전환에 나서면서, 고금리 장기화로 얼어붙었던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도 온기가 돌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매수·매도자들은 시장이 바닥에 이르고 있다고 점점 확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2022년 초 0.25%였던 기준금리 상단을 지난해 7월 22년 만에 최고인 5.5%까지 끌어올렸고, 이에 따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도 어려움을 겪어왔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2022년 고점 대비 19%가량 떨어졌고, 올해 초 뉴욕의 한 사무용 건물은 2018년 매입가보다 67% 낮은 가격에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가격은 회복세를 그리고 있으며, 이번 달 기준금리 인하로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데이터 분석회사 그린 스트리트의 8월 상업용 부동산 가격 지수는 2022년 고점 대비 19%가량 낮지만 올해 들어 3% 상승한 상태다.
정보제공업체 MSCI는 미국 1∼7월 상업용 부동산 거래액 규모가 2천38억 달러(약 27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 줄어들었다면서도, 최근 들어 거래량이 꾸준히 회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모기지은행협회(MBA) 자료를 보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2021년 8천910억 달러(약 1천181조원)로 고점을 찍고 지난해 4천290억 달러(약 569조원)로 반토막 났는데, 올해 5천390억 달러(약 715조원)에 이어 2026년까지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투자자는 플로리다 소재 창고를 인수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에서 1억2천만 달러(약 1천591억원) 규모 대출을 받으려 했는데, 3개월 전만 해도 4∼5곳 정도였을 텐데 이번에는 10여 곳에서 제안이 왔다고 소개했다.
상업용 주택저당증권(MBS) 시장도 활기를 띠면서, 올해 1∼7월 신규 발행액은 925억 달러(약 122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57% 늘었다고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도 어느 가격 수준에서 부동산 매물의 손바뀜이 일어날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재택근무 확산으로 도심의 오래된 사무용 건물들의 가격이 크게 떨어졌는데, 매물 별로 매수자와 매도자가 합의할 만한 가격에 접근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상업용 부동산과 달리 미국 주택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7월 케이스-실러 전미 주택가격지수(계절 조정 기준)는 전월 대비 0.2% 상승,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야후파이낸스가 전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지난주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해 2월 이후 저점을 찍었지만 주택 가격 상승과 매물 부족 등으로 주택 구매자들의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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