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컷 이어 중국 경제부양책 나올까…정책금리 인하 등 거론

입력 2024-09-23 16:36
美 빅컷 이어 중국 경제부양책 나올까…정책금리 인하 등 거론

인민은행 등 3개 금융당국 수장, 국경절 연휴 앞두고 합동 회견 예고

중국 14일물 역레포 금리 인하…"부동산 부양책이 가장 효과적" 견해도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을 단행한 가운데, 경기 부진에 직면한 중국 당국이 조만간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지 주목받고 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 홈페이지에 따르면 인민은행(중국 중앙은행) 판궁성 행장을 비롯해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 국장과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 등이 24일 오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고품질 경제 발전과 관련한 금융지원책을 소개할 예정이다.

인민은행은 또 이날 14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를 1.95%에서 1.85%로 내리고, 역레포 시장을 통해 2천346억 위안(약 44조4천억원) 규모 유동성을 은행시스템에 공급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연휴를 앞두고 14일물 역레포를 이용해 은행시스템을 지원하는 경우는 일반적이며, 이번 조치도 다음 달 국경절 연휴를 앞두고 나온 것일 수 있다.

다만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지난주 빅컷을 통해 기준금리 인하 주기를 시작한 가운데, 이날 인민은행의 움직임을 종합해보면 인민은행이 정책금리를 내릴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고 분석했다.

금융당국 수장들이 경제 상황에 대해 공동으로 기자회견에 나서는 경우는 흔치 않은 만큼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나온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8월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올해 '5% 안팎'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근 공개적으로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에 대해 강조했고, 인민은행도 최근 추가적인 지원책을 준비 중이라고 시사한 바 있다.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장즈웨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몇 달 내에 7일물 역레포 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을 낮출 것"이라면서 당국이 이번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적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했다.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등 다른 정책금리나 모기지(주택 담보 대출) 금리 인하 등도 거론된다.

중국 당국이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부양책을 내놓고 정책금리를 낮췄지만 아직 경제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경기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가계 자산이 18조 달러(약 2경4천조원)가량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소비가 위축되면서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눠 계산) 상으로 지난 2분기까지 1999년 이후 최장인 5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러한 가운데 블룸버그는 애널리스트 15명을 대상으로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한 최선책을 설문 조사한 결과, 대다수가 주택시장 부양책을 뽑았다고 설명했다.

응답자들은 대규모 부양책이 없을 경우 중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 실질 기준 4.8%(중간값)에 그치고, 디플레이션을 감안하면 명목 기준으로는 4.25%에 머무를 것으로 봤다. 응답자 가운데 8명은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이 2∼5년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9%에서 4.7%로 하향하고, 수요 측면에서 완화적 조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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