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덧셈 훈련 도움 될까…"유치원생 계산 능력 향상 효과"
스위스 연구팀 "손가락 덧셈 훈련 어린이, 덧셈 정답률 크게 높아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5~6세 어린이들에게 손가락을 폈다 접으며 덧셈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그렇게 하지 않은 경우보다 계산 실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로잔대 캐서린 테베노 교수팀은 19일 아동 발달연구학회(SRCD) 학술지 '아동 발달'(Child Development)에서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손가락으로 수를 세며 덧셈하는 방법을 가르치면 산수 실력이 향상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테베노 교수는 "초등학교 교사들이 종종 아이들에게 손가락을 사용해 계산하는 것을 장려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질문하곤 하는 데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연구가 없어 '모르겠다'고 답할 수밖에 없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계산할 때 손가락으로 수를 세는 것은 성인의 경우 수학적 어려움이나 인지 장애 등의 징후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어린이의 경우 의견이 엇갈린다. 산수에 어려움을 겪는 신호로 간주하기도 하지만 높은 수학적 지식수준의 표시로 보기도 한다.
연구팀은 손가락을 사용해 계산하는 것은 4~6세 어린이의 경우 추상화 수준에 도달해 수량을 표현하는 방법을 안다는 점에서 똑똑한 것으로 간주하지만, 8세 이후부터는 수학에 어려움이 있음을 나타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프랑스 지역의 다른 학교에 설치된 유치원 28개 학급 5~6세 유치원생 328명을 대상으로 손가락으로 수를 세도록 훈련할 수 있는지, 이런 훈련이 계산 능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실험했다.
실험 시작 전 간단한 덧셈 문제를 푸는 테스트를 하고, 이어 2주간 6회에 걸쳐 10분 동안 손가락으로 수를 세고 이를 이용해 한 자릿수 덧셈을 하는 훈련을 한 다음 다시 덧셈 문제를 푸는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손가락 덧셈 훈련을 받은 어린이들의 경우 덧셈 정답률이 훈련 전 37%에서 훈련 후 77%로 높아졌으나, 계산할 때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 어린이들의 정답률은 사전 테스트 40%, 사후 테스트 44%로 큰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이 효과는 첫 실험에서 손가락을 사용하지 않은 대조군 어린이들에게 손가락 훈련을 한 실험에서도 그대로 재현됐다며 이는 손가락 덧셈을 명시적으로 가르치면 아이들의 산수 실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숫자를 셀 때 손가락을 사용하는 어린이가 그것을 계산 절차로 사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숫자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의미하는 것인지는 향후 연구를 통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테베노 교수는 "이 결과는 '아이들에게 덧셈 문제를 풀 때 손가락을 사용하도록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유치원 교사들의 오랜 의문에 답을 제공한다"며 "이 방법이 어린이들 사이의 수학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출처 : Child Development, Catherine Thevenot et al., 'Finger counting training enhances addition performance in kindergarteners', https://srcd.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cdev.14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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