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줄어 걱정인데…러시아·우크라 전쟁 사상자 100만 달해"

입력 2024-09-17 18:20
"인구 줄어 걱정인데…러시아·우크라 전쟁 사상자 100만 달해"

"우크라군 사망 8만·부상 20만…러시아 측은 각각 20만·40만명 추산"

"푸틴, 전쟁으로 인구 충원 노렸지만 60만명 탈러…北노동자 수입론도"

"우크라서도 600만명 떠나…사망자 늘고 출산율은 최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양국에서 숨지거나 다친 사람이 대략 100만명에 달한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그동안 전쟁 사상자를 공식 발표하지 않거나 지극히 축소해 발표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WSJ은 우크라이나가 올해 초 비밀 추산한 수치를 인용, 전쟁으로 인한 우크라이나군 사망자가 8만명, 부상자는 40만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또 서방 정보기관 추산에 따르면 러시아군 사망자는 최대 20만명, 부상자는 40만명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두 나라는 전쟁 전에도 이미 인구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터라, 전쟁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러시아에 있어 인구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이유로도 거론된다. 우크라이나인을 흡수해 러시아 인구를 늘리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것이다.

국제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러시아 전체 인구는 1억4천600만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오랫동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만성적인 인구 감소 해결을 정책의 우선 순위로 거론해왔다.

이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아동을 납치하거나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러시아 시민권을 취득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 점령지를 러시아화해왔다. 일례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재산을 매각, 취득하려면 러시아 시민권이 있어야만 한다.

러시아는 전쟁으로 일부 영토를 늘리긴 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화가 뒤따랐다.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60만명이 넘는 러시아인이 조국을 떠났다. 주로 해외로 이주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여력이 있는 젊은 전문 인력이었다.

그동안 러시아 노동시장에 공급됐던 중앙아시아 이주 노동자들도 줄었다. 이에 정부와 연계된 전문가들은 북한에서 노동자를 들여오자는 아이디어를 공개적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전쟁은 우크라이나 인구에도 치명적이었다.

가장 최근 인구 조사인 2001년 4천800만명으로 집계된 우크라이나 전체 인구는 이번 전쟁 발발 직전인 2022년 초엔 4천만명으로 감소했다는 게 우크라 인구학자들의 설명이다. 4천만명에는 2014년 러시아가 점령해 병합한 크림반도 거주민이 포함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2022년 2월 전쟁 발발 후 유엔 추산 600만여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또한, 러시아 점령지가 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통제하는 영토의 총인구는 현재 2천500만∼2천700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정부는 내부적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울러, 전쟁통에 사망자는 늘고 있는 반면 출산율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의 경우 약 25만명이 숨지고 8만7천여명이 태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는 더 많은 남성을 전투에 투입해야 한다는 서방의 요구에도 18∼25세 남성의 동원은 거부하고 있다. 이 나이대 남성들 대부분이 아직 아이를 낳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우크라이나 전직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투원의 평균 나이는 43세가 넘는다. 우크라이나는 이런 상황에서 죄수들이나 외국인들까지 모집해 병력에 동원하고 있다.

noma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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