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난민 구조선 입항막은 伊 부총리, 징역 6년형 위기
멜로니 총리, 극우 마테오 살비니에 연대 표명…머스크도 지지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 마테오 살비니(51)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이 2019년 난민 구조선의 입항을 막은 혐의로 징역형 위기에 처했다.
안사(ANSA)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팔레르모 검찰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살비니 부총리에 대해 납치와 직무 유기 혐의로 징역 6년을 구형했다.
극우 정당 동맹(Lega)을 이끄는 그는 내무장관이던 2019년 8월 지중해에서 구조된 아프리카 이주민 147명을 태운 스페인계 국제구호단체 '오픈 암스'(Open Arms) 구조선의 람페두사섬 입항을 막았다.
구조선은 당시 3주간 람페두사섬 인근 해상에 떠 있어야 했고, 탑승자들은 한여름 극도로 열악한 환경 속에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었다.
살비니의 비인도적인 이주민 대응책은 국제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 리처드 기어와 스페인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 하비에르 바르뎀 등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법원 판결은 다음 달에 나올 예정이다. 유죄 판결이 나오면 살비니는 공직을 맡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연립 정부 파트너인 살비니 부총리에게 "전폭적인 연대"를 표명했다.
그는 "이탈리아 공화국의 장관이 국민으로부터 받은 위임에 따라 국가의 국경을 수호하는 직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로 6년 징역형을 받는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불법 이민으로부터 이탈리아 국경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범죄로 전환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선례"라고 비판했다.
살비니의 동료 부총리이자 집권 중도 우파 정당인 전진이탈리아(FI)의 대표인 안토니오 타야니도 힘을 보탰다.
타야니 부총리는 "살비니는 내무장관으로서 합법적인 의무를 다했다"며 "이런 이유로 징역 6년을 구형하는 것은 불합리한 결정이며 어떠한 법적 근거도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살비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지지도 받았다. 머스크는 "그 미친 검사는 6년 동안 감옥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살비니는 불법 이민자들의 하선을 막는 것이 당시 정부 정책이었다며 '오픈 암스' 구조선 입항 거부를 내무장관 한 개인의 책임으로 돌려선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살비니는 엑스에 "상륙을 막고 이탈리아와 이탈리아인을 보호한 죄로 징역 6년? 미친 짓이다. 이탈리아를 지키는 것은 범죄가 아니며 지금도,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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