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美 정통 픽업트럭'에 편안함 더해…쉐보레 '올 뉴 콜로라도'
터프한 외관에 세련미 더한 내부 공간…언더보디 카메라 등 편의기능 대폭 늘어
강력한 토크로 가파른 언덕도 가뿐히…일상주행도 안정적인 '만능 픽업트럭'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픽업트럭의 고장 미국에서 건너온 쉐보레의 3세대 '올 뉴 콜로라도'가 국내 출시됐다.
픽업트럭은 험준하고 광활한 미국 지형에 맞춰 설계돼 강한 내구성과 퍼포먼스를 갖춘 게 특징이다.
국내 도로 환경에서는 큰 차체가 들어갈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렵고 도심 주행에도 불리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이들을 중심으로 팬층이 두꺼운 차종이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상품성 및 편의사양이 개선돼 도심에서도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 상품이 많아졌다.
3세대 콜로라도가 바로 그중 하나다. 지난 2019년부터 2세대 모델이 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했고 지난달까지 누적 1만4천826대가 판매됐다.
국내 출시일 기준 5년 만에 완전변경된 콜로라도는 엔진부터 편의사양, 외관 디자인까지 모든 면에서 새롭게 탈바꿈해 도심, 오프로드 등 다양한 환경에 최적화된 주행을 즐길 수 있다.
2세대 모델보다 3천만원 가까이 올랐지만, 초도물량이 완판되는 등 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0일 경기 남양주에 위치한 캠핑장에서 콜로라도를 마주했다.
검정 외장색은 차량의 터프하고 강인한 이미지와 잘 어우러졌다. 선명한 빨간색도 경쾌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풍겨 조화로웠다.
표면 처리가 매끄러웠던 2세대 모델과 달리 3세대 모델은 전반적으로 울퉁불퉁하고 볼륨이 강조된 모습이었다.
보닛 위에는 파도가 치는 듯한 형상의 굴곡이 있었고, 옆면의 캐릭터 라인은 전보다 깊고 날카롭게 자리했다. 범퍼는 마치 로봇이 겹겹이 장비를 덧대 입은 듯한 디자인으로 강력한 내구성을 강조했다.
네 개의 커다란 바퀴는 검은색 펜더가 넉넉하게 감싸고 있어 어떤 험준한 길이든 내달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발판을 밟고 차량에 올라 시트에 앉았다. 실내는 투박함이라곤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세련된 모습이었다. 최신 차량에 비해 물리 버튼은 다소 많은 편이지만 그만큼 직관적이고 편리했다.
픽업트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열선·통풍 시트, 운전석 메모리 시트, 11.3인치 스크린과 11인치 디지털 클러스터가 탑재됐으며, 전면과 운전대에 레드 컬러 스티치로 고급스러움까지 더했다.
주최 측이 탐색해놓은 길은 사실상 산지에 가까웠다. 풀은 정강이까지 자라있었고 크고 작은 돌과 바위를 넘어야 하는 비포장도로였다. 주행상태를 '오프로드'로 변경해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넓은 차폭에 익숙해지지 않은 상황이었는데도 전후방과 좌우를 비추는 카메라 덕분에 좁은 코너 길도 손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주변이 온통 나무와 풀이고 때때로 길 바로 옆이 절벽에 가까워 현재 도로가 얼마나 가파르고 뒤틀렸는지 가늠이 어려웠다. 그럴 때마다 클러스터를 통해 차량의 피치(앞뒤로 기울어진 정도)와 롤(좌우로 기울어진 정도)을 3차원으로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폭이 좁은 헤어핀 구간에서는 차량을 한번 뒤로 빼야 했는데, 가파른 경사로 인해 한쪽 바퀴가 붕 뜨기도 했지만 프레임 보디 구조로 이뤄진 차체가 단단하게 지탱해줘 뒤틀림 없이 부드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가파른 경사 구간에서는 강력한 토크를 체감할 수 있었다. 일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였다면 뒤로 밀리거나 꿀렁댈 법한 길인데도 가뿐하게 언덕을 넘겼다.
콜로라도는 이전 세대보다 40% 향상된 최대토크 54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최고 출력은 314.3마력이다. 이전 세대보다 다운사이징 된 2.7L 직분사 가솔린 터보 엔진이 탑재됐지만 성능은 개선됐다.
차체 밑에 달린 언더보디 카메라도 경사진 길에서 유용하게 쓰였다. 디스플레이를 통해 차체 앞뒤가 바닥과 얼마나 가까운지 확인할 수 있어 차가 긁히는 걸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언더보디 카메라에 모래나 진흙이 튀어도 카메라 세척 기능을 통해 워셔액이 분사돼 언제든 깨끗한 화질을 유지할 수 있다. 콜로라도의 세심함이 강조되는 지점이었다.
경사진 내리막길이 길게 이어지는 구간에서는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을 사용했다. 발을 전혀 쓰지 않아도 설정된 속도로 일정한 내리막 주행이 가능했다.
울퉁불퉁한 도로에서 페달을 생각보다 과하게 밟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힐 디센트 컨트롤은 이러한 실수가 발생하지 않고 시속 1㎞ 단위로 운전자가 원하는 속도를 설정할 수 있어 편리했다.
현존하는 픽업트럭 중 이처럼 세밀한 속도 조절이 가능한 힐 디센트 컨트롤 기능은 없다고 인스트럭터가 설명했다.
주행 보조 기능도 안정적이었다.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은 다소 느슨하게 설정된 편이었는데, 콜로라도의 넓은 차폭을 고려하면 적절한 수준이었다. 오토 홀드 기능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최대 3.5t의 견인력을 갖춰 카라반, 트레일러 등을 매달고 움직이는 아웃도어 활동에 특화된 차량이지만, 일상적인 도로 주행에서도 기대 이상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다재다능한 픽업트럭이었다.
올 뉴 콜로라도의 복합 연비는 L당 8.1㎞다.
winkit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