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화장품 업체가 따라 해요"…라네즈 북미서 성공비결은

입력 2024-09-19 07:01
"프랑스화장품 업체가 따라 해요"…라네즈 북미서 성공비결은

최윤성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글로벌 마케팅 디비전장 인터뷰

라네즈 2년간 북미 성장률 56.5%…"일본·영국·인도도 공략할 것"



(서울=연합뉴스) 차민지 기자 = "미국이나 프랑스 유명 화장품 업체들이 오히려 라네즈를 따라 비슷한 크림스킨 제품을 내놓더라고요, 자부심을 느낍니다."

크림스킨은 피부 장벽 강화에 도움이 되는 세라펩타이드 크림을 고압으로 스킨에 녹여 만든 보습 전용 상품으로, 라네즈가 세계에서 처음 만들었다.

최윤성 아모레퍼시픽[090430] 라네즈 글로벌 마케팅 디비전장(상무)은 지난 1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달 전 세계에 크림스킨 제품을 알리는 대규모 캠페인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라네즈의 기술력과 혁신성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디비전장은 라네즈의 강점으로 세상에 없던 제품군을 만들어내는 '혁신성'을 꼽았다.

그는 "'크림을 물에 녹여보면 어떻게 될까?'를 생각하다 크림스킨을 만들었고 '마스크팩을 붙이면 자꾸 떨어지는 데 바르는 팩을 만들어보면 어떨까?'를 고민하다 보니 슬리핑팩이 탄생했다"며 "우리가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한 셈"이라고 말했다.

립슬리핑마스크도 잠을 자는 동안 입술에 발라 사용하는 입술 전용 관리 제품으로 라네즈가 개발했다. 이 제품은 '씻지 않아도 되는 입술 전용 마스크 팩'으로 입소문을 타며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994년 탄생한 장수 브랜드인 라네즈는 최근 북미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여 시선을 끈다.

소비자 데이터 전문업체 뉴머레이터에 따르면 2022년 7월부터 지난 6월까지 라네즈는 미주 시장에서 평균 56.5%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라네즈는 글로벌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의 연휴 시즌 가장 많이 팔린 브랜드 1위에 올랐고 지난 7월 기준 세포라 전체 스킨케어 브랜드 랭킹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라네즈의 성장세에 힘입어 작년 아모레퍼시픽의 미주 매출은 전년보다 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로레알과 에스티로더 미주 매출 증가율은 각각 9.7%, 3%에 그쳤다.

토종 화장품 브랜드 라네즈는 어떻게 콧대 높은 브랜드들이 장악한 미국 화장품시장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었을까?

최 디비전장은 "라네즈의 태생은 한국이지만 활동하는 주 무대는 미국이다. 라네즈라는 이름은 눈이라는 뜻의 불어(프랑스어)에서 왔다"며 "라네즈 자체가 굉장히 글로벌한 브랜드"라고 강조했다.

최 디비전장은 "사실상 글로벌 브랜드들은 미주 지역이 홈베이스(본부) 같은 곳"이라며 "'고객을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런 생각에 갇히면 오히려 혁신이 나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라네즈는 일단 북미 시장을 모른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다"며 "고객이 무엇을 좋아할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품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립슬리핑마스크에 수박, 에그노그 라테 등 다양한 향을 입혀 출시하는 것도 '고객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고민에서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디비전장은 "보통 립스틱 구매 고객은 색상을 보고 사지만, 라네즈의 고객들은 맛과 향에 따라 제품을 사는 것이다. 이 자체가 발상의 전환"이라고 했다.



라네즈는 글로벌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1월 유명 TV 시리즈 '유포리아', '화이트 로투스' 등에 출연한 배우 시드니 스위니를 브랜드 최초 글로벌 앰버서더로 선정하기도 했다.

라네즈는 북미뿐 아니라 일본, 영국 등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인도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최 디비전장은 "일본은 라네즈의 감수성이나 제품 품질로 충분히 공략할 수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뷰티 스토어인 부츠와 스페이스NK에 입점한 영국에서도 반응이 정말 좋아 성공 기대감이 크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chach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