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주최 EU 재무장관회의 27개국 17곳 '보이콧'
순회의장국 헝가리 총리 친러·친중 행보에 불화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 회원국 상당수가 13일(현지시간) 하반기 순회의장국인 헝가리가 주최하는 경제·재무장관회의를 '보이콧'했다.
dpa 통신이 이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열리는 EU 비공식 경제·재무장관이사회(Ecofin)에 앞서 EU 회원국에 질의한 결과 27개국 가운데 헝가리를 포함, 10개국만 재무장관이 참석한다고 답했다.
EU 회원국이 6개월마다 맡는 순회의장국은 의장국 재임 기간 EU가 주최하는 정례 장관급 회의와 별개로 분야별 비공식 회의를 연다.
비공식 회의이긴 하지만 EU 공동 정책 조율을 위해 심도 있게 논의하므로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로 모든 회원국 장관이 참석한다.
그러나 헝가리가 7월 순회의장국 자리를 넘겨받은 직후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평화 임무'를 자임하며 러시아, 중국을 잇달아 방문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EU와 다른 목소리를 내자 EU 회원국과 불화가 빚어졌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아예 헝가리가 주최하는 모든 비공식 회의에 국무위원 격인 집행위원을 보내지 않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회의가 제대로 열리지 않을 경우 깊은 논의가 더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보이콧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룩셈부르크는 오르반 총리의 행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도 헝가리와 오히려 더 많은 대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질 로스 재무장관이 이날 회의에 참석키로 했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몰타, 키프로스, 벨기에, 불가리아, 슬로바키아도 참석 명단에 있다.
EU 경제·재무장관이사회에 앞서 오전에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재무장관회의인 유로그룹 회의가 열렸다.
유로그룹이 EU 이사회와 완전히 분리된 조직으로 의장단을 별도 선출하고 자체 업무 프로그램을 추진함에 따라 회의도 예정대로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것이라고 EU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의는 유로그룹 의장인 패스컬 도너휴 아일랜드 공공지출개혁부 장관 주재로 열렸으며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참석했다.
다만 유로존이 결국 EU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정상적인 회의는 어려웠을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도너휴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회의 장소를 변경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유로그룹 회의에 이어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EU 회의에 참석하고 싶다는 장관들이 있었고 이는 회의 장소를 결정에 납득할 만한 이유였다"고 답했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